1993년 540만여 명이던 농업인 수는 지난해 350만여 명으로, 10년 만에 200만명 가까이 줄었으나 농산물 생산량은 오히려 늘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90년대 초보다 싼 값으로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게 된 반면, 생산자들은 가격하락으로 소득이 감소되는 추세다.단위면적 당 생산량 증가는 과채류가 특히 높아 토마토의 경우 300평당 수확량이 토마토는 93년 4,139kg에서 지난 해 6,531kg으로, 딸기는 1,883kg에서2,738kg으로, 오이는 3,986kg에서 6,694kg으로 평균 57%나 늘었다. 생산성 증가는 우수한 종자 개발, 좋은 품질의 영농자재 공급, 생산기술 향상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도 농가소득이 낮아져 농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의 이 같은 공이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농산물은 가격에 대한 수요탄력성이 매우 낮다. 따라서 농산물을 더 많이 생산해서 싸게 공급하더라도 소비는 조금 밖에 늘지 않는다. 가격이 10% 떨어지면 소비는 겨우 5% 늘어나는 식이다. 농업인의 입장에서는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떨어지면 부족한 소득을 늘리기 위해 생산량을 더욱 늘리게 되지만 소득은 점점 더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농산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선 적정 생산량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자연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 생산의 특성상 매우 어렵다. 특히 수입이 자유화한 상태에서 국내 농산물 생산량만을 적정상태로 유지한다는 것은 의미가 적다. 따라서 생산 보다는 소비측면으로 정책방향을 돌려 우리 농산물을 수입농산물과 더욱 차별화하고, 소비촉진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최근 미국도 학교 급식재료로 자국농산물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강한 보호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는 요즘 김치마저 수입량이 수출량보다 더 많아졌다. 식당들도 수입산 김치를 사용하다 보니 소비자들은 중국산인지 국내산인지도 모르면서 먹는 상태다.
이에 따라 농협에서는 "이 농산물 국산이에요?" 라는 소비자들의 질문을 유도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식당에서는 " 이 김치 국산이에요?" , 시장에서는 "이 콩이 국산인가요?" 라는 질문 한마디씩 만 하자. 그 한 마디로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제대로 알면서 소비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우리 농업을 살릴 수 있는 힘이 된다. 이제는 제2의 신토불이 운동이 필요할 때다.
강호성 농협중앙회 시설원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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