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브라운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4대 디스플레이 소재 세계 시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한꺼번에 1위를 휩쓸며 ‘그랜드슬램’의 영광을 안게 됐다8일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브라운관과 LCD 시장에서 각각 6년 연속, 2년 연속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PDP와 OLED 시장에서도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디스플레이 전문조사기관 TSR에 따르면 올해 업체별 세계 PDP 시장 점유율 순위는 삼성 SDI가 점유율 25%로 1위, LG전자가 23%로 2위를 기록했다. 한국에 이어 마쓰시타(19%), FHP(17%), 파이오니아(8%) 등 일본 업체가 순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인 오리온전기 등까지 합하면 한국의 점유율이 50%로 일본(49%)을 간발의 차로 제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2001년까지만 해도 일본이 97%를 싹쓸이했던 PDP 시장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 받고 있는 OLED에서도 삼성SDI가 올해 40%의 세계 시장 점유율로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에 이어 라이트디스플레이(대만·33%) 파이오니아(일본·25%)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 29%로 OLED 3위를 기록했던 삼성SDI는 올 1·4분기 39%의 점유율로 처음으로 1위로 도약한 뒤 내내 선두를 지켰다.
삼성과 LG가 치열하게 세계 1위를 놓고 다투고 있는 TFT-LCD와 올해 삼성SDI(30%)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27%) 양 사 합쳐 절반이 넘는 57%의 시장을 휩쓴 브라운관 분야에서도 한국이 여전히 지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삼성SDI는 브라운관에 이어 올들어 PDP, OLED에서 1위로 도약해 디스플레이 부문 3관왕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업계 관계자는 "OLED(1~2년), PDP(5~6년), 브라운관(10여년), LCD(3~4년) 등 일본보다 늦게 양산을 시작한 한국이 그랜드슬램을 이룬 것은 적절하고 집중적인 투자, 전략적인 생산체제 구축, 고부가 제품 개발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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