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 집창촌인 속칭 ‘천호동 텍사스’ 일대가 쾌적한 주거공간을 갖춘 동부권의 ‘클린 파크’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시와 강동구는 8일 천호동 362의60 일원 41만2,000㎡(12만4,630평)를 2012년까지 신 주거중심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천호뉴타운 개발기본구상안’을 발표했다.이 안에 따르면 강동구는 집창촌의 노후 건물들을 2012년까지 모두 철거, 고층 주상복합단지로 재개발하고 동부시장 등 재래시장을 현대식 상업공간으로 변모시키게 된다. 구는 12월 중 주민설명회와 관련부서 협의를 거쳐 내년 3월 기본계획을 확정, 재개발사업을 착공할 예정이다.
◆ 집창촌 사라지고 신주거중심지로
신동우 강동구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호동 지역은 다른 강남권과 달리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된 주거단지여서 도시기반시설이 매우 낙후돼있다"며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거의 전무한 주거환경을 정비해 집창촌으로 떨어진 지역의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타운으로 개발될 천호동 362 일대는 광진교를 통해 강북과 연결되고, 500c 거리에 천호역과 암사역이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지만 집창촌을 포함한 노후 건물들이 20년 이상 방치돼있어 주민들의 개발 민원이 이어져왔다.
구는 선사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분포된 주거지역을 모두 11개 구역으로 나눠 일반 및 주상복합 아파트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강변에 가까워 조망이 좋은 지역에는 중고층의 연도형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천호근린공원 남쪽에는 고층 탑상형 주상복합을 지을 방침이다. 특히 집창촌이 있던 천호시장 서쪽에는 뉴타운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될 고층 타워 단지들이 건설된다.
강동구 관계자는 "뉴타운 내 전체 공급주택 6,400세대 중 원주민과 고급주택 수요자를 위해 3,000세대의 중대형 주택을 건설하고, 세입자의 재정착을 위해 1,600세대의 임대주택을 대중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다양한 평형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48개 업소 130명의 종사자가 영업중인 집창촌 지역은 25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 2동이 들어서는 등 현대식 주거중심지로 탈바꿈한다"고 말했다.
◆‘한강 가는 길’ 조성 살고 싶은 천호동으로
강동구는 한편 뉴타운 지구의 녹지환경 제고를 위해 천호역(천호대로)~로데오거리~천호근린공원~한강둔치(광나루)를 연결하는 일명 ‘한강 가는 길’을 조성한다.
폭20c, 길이 940c의 ‘한강 가는 길’은 지하철 천호역에서 한강변 주거단지까지 차량통행의 방해 없이 걸어서 오갈 수 있는 보행녹지공간으로 꾸며지며 한강둔치와 함께 서울동부권의 주요 생태축을 이루게 된다. 또한 보행녹지 주변에는 어린이공원 5곳을 비롯해 예술 문화 체육 등 다양한 테마공간이 들어서게 된다. 뉴타운 개발이 끝나면 현재 7%에 불과한 녹지율이 최대 40%까지 올라가게 된다.
구는 또 천호근린공원 지상에는 도서관 등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지하에는 문화센터를 마련해 공간활용을 극대화한다. 한강둔치와 인접한 2,300여평의 천호 유수지는 녹지로 조성하고 지하에 주차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천호뉴타운 기본계획을 총괄한 김수근 서영기술단 부사장은 "뉴타운 지역을 관통하는 선사로를 장기적으로 간선도로로 확장하고 동쪽의 구천면길을 현재 폭12c에서 20c로 확장해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할 계획"이라며 "한강 가는 길~천호역~암사역을 잇는 4.5㎞의 자전거도로망도 신설된다"고 밝혔다.
강동구는 이 같은 계획 중 1단계로 전략적 선도사업인 집창촌과 재래시장 개발 등의 민간개발을 우선 유도해 주변지역 개발을 촉진하고, 2단계로 주민들이 선택한 자율적인 사업방식을 통해 공동주택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2단계 사업과 병행해 3단계로 문화 레저 등 공공 분야 시설을 확보, 개발의 음지였던 집창촌 일원을 신주거중심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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