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모기업의 부장으로 있다 명예퇴직을 한 김모(54)씨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시작한 택시운전이 올해로 2년째다. 대학생인 막내아들의 학비나 생활비, 노후자금을 생각하면 12시간 맞교대의 고된 노동도 마다할 수 없는 처지다. 50대가 종사하는 직업 순위 중 5번째인 택시운전기사의 주당 평균근로시간은 63.3시간이다.노동부산하 중앙고용정보원의 산업직업별고용구조조사에 따르면 노후에 접어든 50대가 전 연령층 중 근로시간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50대는 주 57시간2분으로 직장인의 황금기인 30대(54시간37분), 40대(56시간27분)보다 더 많이 일하고 있다. 파트타임근로가 대부분인 10대는 42시간20분, 초년 직장인인 20대는 주 51시간15분을 일했고 60대 이상은 52시간47분이다.
50대의 근로시간이 많은 것은 퇴직 후 자영업(상품판매관리인·주당 70시간40분)으로 방향을 선회하거나 관리자층이 많기 때문이다. 식당종업원이나 택시운전기사 등 3D서비스업종으로 이직이 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직업별 주당 근로시간은 선박갑판원이 80시간26분으로 가장 길고 숙박시설 서비스원(79시간25분), 일식 주방장·조리사(73시간37분), 상점판매·관리인(70시간40분)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당 근로시간이 짧은 직업은 17시간23분인 대학강사를 비롯해 홍보도우미(26시간34분), 지휘·작곡 연주가(27시간4분), 혼례종사원(27시간32분), 통역가(34시간49분) 등 순이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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