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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부정 '代물림'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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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부정 '代물림' 사실이었다

입력
200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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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휴대폰 부정행위가 지난해 수능에서도 이뤄졌고 고교 선·후배 간 부정행위가 대물림됐다는 의혹이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수능 부정 사건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수사중인 광주지검은 8일 2004학년도 수능에서도 K고 등 광주지역 5개교 학생 72명이 휴대폰을 이용해 대규모 부정행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나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 부정 가담자는 휴대폰 부정행위 주도자로 답안을 받은 20명, 답안을 서로 주고받거나 주도자에게도 송신한 선수 36명, 답안을 정리해 중계해 준 후배 재학생 16명 등 모두 72명이다. 올해처럼 단순히 돈을 내고 답안만 받은 부정응시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부정행위 가담자들이 광주 북구 H蓉??인근 호텔의 객실 4개를 빌려 부정행위를 저지른 점으로 미뤄 전체 가담자 규모가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올해 수능 부정행위로 구속된 14명 중 6명이 지난해 수능에서 중계자로 활동하며 부정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검찰은 지난해 수능 부정행위에 연루된 5개교 중 4개교의 학생이 올해 수능에서도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벌였다는 점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부정행위에서 주도자와 선수 역할을 한 56명 중 상당수는 대학에 진학했다"며 "대물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만큼 부정행위 가담자의 규모와 구체적 수법 등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인 휴대폰 부정행위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청은 이날 수사대상자 1,625명 가운데 PC에서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전송한 웹투폰(Web to Phone) 부정행위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14개 일선 경찰서에서 확인된 총 23건의 웹투폰 메시지를 대상으로 부정행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인터넷 문자메시지 대행업체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 휴대폰 통화내역 입증이 관건/ 수법 올해와 동일… 작년 이전에도 부정 가능성

2005학년도 수능 휴대폰 부정행위 사건의 불똥이 지난해 수능으로 옮겨 붙었다. 그간 끊임없이 제기됐던 선·후배 간 부정행위 대물림이 검찰 수사결과 사실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물림 사실을 밝혀낸 검찰은 일단 지난해 수능 부정행위 가담자 규모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현재 드러난 가담자는 5개교 72명이지만 검찰은 이들이 선·후배 관계를 이용해 수년간 ‘커닝 모임’을 조직적으로 관리해 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역시 올해처럼 재학생들을 지휘해 중계역을 맡기고, 답안전송 중계소를 마련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부정 노하우’가 수년간 축적됐을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이들의 혐의 입증 여부. 지난해 수능 부정행위를 증명하려면 휴대폰 사용 내역 등 통신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보관시한이 경과해 버렸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가담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오는데다 여러 가담자의 진술이 상당 부분 일치해 혐의 입증에는 어려움이 없다"며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물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최초 수사를 맡았던 경찰은 축소·부실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경찰은 대물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전면 재수사라는 강수까지 들고 나왔지만 대물림 사실은 밝혀내지 못했다. 교육인적자원부 조사반의 조사가 8일로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수습대책 마련에 나서려 했던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수능 부정이 밝혀지자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파문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광주의 명예를 회복하려고 했는데 사건이 다시 터져나와 충격"이라며 "어떤 대책을 내놓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 억울한 메시지도 다양

문자 메시지 ‘2222너2222’ ‘444444’ ‘영어 1’?

경찰 수사에선 오인된 메시지도 많았다. 한 학생이 보낸 ‘444444’는 친구를 약올리기 위해 ‘죽어라(死)’는 의미로, 혹은 ‘죽을 만큼 사랑한다’라는 뜻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2222너2222’는 ‘이 안에 너 있다’라는 유행어. 수능 당일 현직 교사가 수험생 휴대폰으로 보낸 ‘영어1’이란 메시지는 한 때 ‘교사가 부정에 관여한 증거’라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수능 당일 수험생 아들을 위해 절에서 불공을 드리던 어머니가 시험과목 순서를 묻자 교사가 아들의 휴대폰을 갖고 있던 어머니에게 ‘영어 1시20분부터 2시30분까지’라고 메시지를 보냈으나 그 중 앞부분만 남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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