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폐지안의 국회 법사위 상정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8일에도 재연됐다. 벌써 6일째다.이날의 대치는 이전과 달리 지구전 양상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둘러 쌌고, 여당 의원들은 자리에 앉아 회의 개의를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원내대표가 연내 처리를 않겠다고 했는데 다음날 날치기 상정을 시도하는 여당의 모순된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고, 열린우리당은 "국회법 절차에 따른 정상적 의사진행 요구일 뿐"이라고 맞받았다.
우리당은 "앞으로 매일 법사위를 열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당은 전날 밤 법사위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한데 이어 이날 오전 ‘6일 상정된 국보법 폐지안 2건과 형법 보완안에 대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계속 상정해 달라’며 의사일정변경동의건을 제출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오전 9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 개의 예정 시간인 10시께 의원들을 회의장에 긴급 배치했다. 법사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여당이 또다시 난동 끝에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 대체토론 등을 생략하고 법안 심사 소위에 넘기려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규택 이병석 공성진 의원 등이 위원장석을 둘러싼 가운데 여당 의원들은 개의시간에 맞춰 입장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대신 우리당 법사위원들이 타 상임위 소속 야당의원들의 퇴장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당신 깡패야", "버르장머리 없는 것들" 등 막말이 오갔다. 최연희 위원장과 장윤석 주성영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태야말로 가장 고의적인 회의 거부이고, 기피행위"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점심 시간이 되자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여기서 상황을 마무리 짓겠다"며 일단 철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오후 의원총회를 법사위 회의장에서 여는 등 철통 방어를 계속했다. 김용갑 의원은 "아예 여기에 텐트를 치자"고 목청을 높였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