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 어김없이 거리는 크리스마스 캐롤로 가득 차고, 곳곳에서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가족들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신이 주신 휴일을 만끽하지만,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사슴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엘프’는 믿음이 약하면 약해질수록 크리스마스의 동화들이 허구가 되고, 믿음이 강하면 현실이 된다고 말한다.산타클로스를 도와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요정 엘프들이 살고 있는 북극의 어느 곳. 선물을 나눠주고 돌아온 산타클로스의 보따리 안에서 아기 버디가 기어 나온다. 600살이 넘은 노총각 엘프에게 입양된 버디(윌 페럴)는 키 60㎝의 요정들 틈바구니속에서 30여년을 보낸다. 그는 자기를 좀 특이한 꺽다리 엘프라고 믿고 살아가다가 어느날 자신이 ‘인간의 아들’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요정의 나라를 떠난 버디는 뉴욕에 살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아버지 월터(제임스 칸)는 산타클로스의 나쁜 어른 명단에 올라 있는 사람. 성공 밖에 모르는 일 중독자에다 냉정한 성격의 인물로 녹색요정 복장에 기괴한 노래를 하는 버디를 반기지 않는다. 버디를 가족구성원으로 따스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양어머니와 이복동생이다. 동화책 속에서 막 튀어 나온 듯한 버디는 좌충우돌하며 도시의 냉기에 갇힌 주변사람들에게 사랑과 믿음의 따스함을 일깨워준다.
37세의 코미디 배우 윌 페럴의 천진난만한 연기가 눈길을 끄는 영화. 살짝 주름진 얼굴로 어리광을 부리는 부조화가 폭소를 자아낸다. 산타클로스의 썰매가 믿음을 연료로 하는 엔진으로 하늘을 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그러나 둘째 아들의 말을 듣고 상관에게 자를테면 자르라고 대드는 아버지 등 너무 쉽게 돌변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공감대를 얻기에는 좀 부족하다. ‘데어데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의 존 파브로우 감독. 15일 개봉. 전체관람가.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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