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베팅의 쌍두마차인 경마와 경륜마저 경기침체에 따른 사상 초유의 매출감소로 휘청대고 있다. 경마와 경륜은 한국전쟁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외환위기 와중에도 성장세를 구가할 정도로 불황에 유난히 강한 산업이지만 작금의 불황에는 무릎을 꿇은 것이다.8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지난해 6조1,750억원보다 20% 가까이 감소한 5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평균 두 자리수의 성장세를 구가했던 경마는 2002년의 7조7,170억원을 정점으로 2년 동안 매출이 무려 3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일평균 매출액도 2년전에는 750억원이었지만 지난해 645억원으로 떨어졌고, 올해에는 52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급기야 지난 가을에는 하루 매출이 손익분기점(일평균 500억원) 이하인 387억원으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경륜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해 1조8,700억원이었던 매출이 올 해는 1조5,000억원 내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2조3,000억원에 비하면 2년 사이 30% 이상 격감한 셈이다.
지지 않는 태양처럼 영원할 것 같던 경마와 경륜이 이처럼 심각한 매출 부진에 빠지게 된 것은 계속된 경기불황에 카드 돌려막기까지 금지되면서 베팅 규모가 격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로또와 카지노, 사설경마까지 인기를 끌면서 경마 고객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축구와 농구 등 스포츠경기 결과를 알아 맞히는 스포츠토토는 지난해 매출 283억원에 그쳤으나 올 해는 1,2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지난해 오리온에 인수되면서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것을 감안해도 두 배를 웃도는 신장세다.
이에 비해 2년전 출범한 경정은 평년작을 유지했다. 2002년 6월 영업을 시작해 그 해 1,220억원, 지난해 3,266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3,3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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