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40만원선 지켜낼까?"전날까지 5일 연속 맥없이 하락행진을 계속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8일 오전 40만3,000원까지 떨어지자, 증시에는 7월 15일 기록했던 연중 최저가 39만9,500원이 깨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팽배했다. 다행히 CSFB 골드만삭스 DSK 등 외국계 창구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41만원선을 회복했지만, 당분간 ‘대한민국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지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삼성전자 주가는 과거 10여년간 항상 종합주가지수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4월말 이후 8개월째 지수 수익률조차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허약한 모습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90년대 중반 이후 이처럼 오랜 기간 지수 상승률에 못 미치는 주가 흐름을 보이기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이 같이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것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 반도체 LCD 핸드폰 등 주력제품 가격의 동반 하락, 환율 급락으로 인한 수출 채산성 악화, 삼성카드 관련 지배구조문제 등 악재가 중첩됐기 때문이다.
최근 도이치증권이 삼성전자 목표가를 35만원까지 낮추는 등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극단적인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투신사의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종합지수와 삼성전자의 주가 괴리가 10월 이후 14%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 펀드 수익률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모 투신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너무 내려갔다 싶어 비중을 늘리고 나면 주가가 더 떨어져 손실만 확대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10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와 투신권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를 비교해 보면, 주가가 떨어질 때 일시적으로 팔았다가 더 하락하면 매수로 돌아서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한 투신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대부분의 펀드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후 보유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주가가 40만원선까지 내려갔다고 쉽게 비중을 줄일 수도 없고, 대체할 만한 다른 정보기술(IT) 종목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현재의 주가하락 시기를 이용해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한두 차례 주가하락의 계기가 더 남아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학균 연구원은 "앞으로 10% 가량 더 떨어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주가 수준에서는 삼성전자를 팔기보다 서서히 매수시점 포착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실장은 "삼성전자는 당분간 바닥을 확인하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수출과의 연관성이 매우 큰 주식이기 때문에 내년 2~3월께 수출 증가세를 확인하고 매수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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