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한 겨울이 오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감기와 독감 등 감염성 질환으로 고역을 치르게 된다. 꼬박꼬박 챙겨서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방방마다 가습기를 틀어놓아 보아도 피해가기 어렵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이상일 교수는 "요즘 독감과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며 "아직 독감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맞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겨울철이면 급증하는 어린이 감염성 질환의 치료와 그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폐렴은 독감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주로 3세 이하 어린이에게 발생한다. 발열, 기침 등 감기와 증세가 비슷하지만 고열에 시달리며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것이 감기와 다른 점이다.
원인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으로 매우 다양하며 그 중에서도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해 폐렴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폐렴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세균성 폐렴의 원인균은 폐렴쌍구균,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등이며 바이러스성 폐렴에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파라인플렌자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RS바이러스 등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렴은 호흡이 빨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1분에 호흡이 50회 이상이 되고 숨 쉴 때마다 코를 벌름거리며, 심하면 얼굴과 입술, 손끝, 발끝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창백해지기도 한다. 때로는 구토와 설사, 경련을 일으키고 탈수증세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폐렴이 호전돼 통원 치료를 할 경우 가정에서는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실내온도 24도 내외, 습도는 60% 정도로 유지하도록 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동수 교수는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 자녀가 감기와 독감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감기 등을 앓으면 그 후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2차적으로 생길 수 있는 폐렴 발병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급성 세기관지염은 폐렴의 일종으로 기도와 허파꽈리(폐포)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기관지 가지에 바이러스성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세기관지염에 걸리면 세기관지뿐만 아니라 허파꽈리에도 염증을 일으키며 주로 생후 6개월에서부터 2세 이전의 영유아들에게 많이 발병한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RS바이러스 등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들이 이 병의 원인이 된다. 환자의 나이와 증상정도 및 원인 바이러스별로 다를 수 있으나 초기에는 열이 조금 나고, 기침을 조금씩 하면서 숨이 약간 가빠진다. 증상이 진전될수록 콧물, 재채기, 고열, 식욕감퇴 등이 나타나며 숨은 더욱 가빠진다. 이밖에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할 수도 있다.
많은 부모들이 감기증세로 혼동하기 쉬운데 자세히 살펴보면 아이의 호흡수가 빠르고 호흡할 때마다 가르랑거리며 목과 가슴에서는 "쌕쌕" 소리를 낸다. 심할 경우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까지 이룰 수 있으나 대부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3~4일 후 회복된다.
어린이가 감기, 바이러스성 인두염이나 후두염 등을 앓는 어른들이나 부모 형제 자매들과 접촉할 때, 그들이 앓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그 어린이에게 전염될 때 급성 세기관지염에 걸린다.
이 병을 앓는 어린이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기관지 천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하정훈소아과 하정훈 원장은 "기관지 천식을 단순 감기로 오인해 기침약만 먹으면 낫지 않기 때문에 아이의 기침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말했다.
기관지 천식이나 습진, 다른 알레르기성 질환을 갖고 있는 어린이들은 급성 세기관지염에 더 잘 걸리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폐렴과 마찬가지로 해열제와 충분한 수분 및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바이러스성 폐렴이나 급성 세기관지염은 항생제가 치료 효과가 없으므로 임의로 항생제를 쓰는 것은 내성을 키우고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 바이러스성 장염은 젖을 먹이는 과정에서 로타바이러스 등의 바이러스가 아기의 입을 통해 장에 침투해 발생하는 감염질환. 대장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처음에는 열이 나고 토하면서 보채다가 1~2일 뒤 본격적인 설사증세가 나타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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