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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 은행 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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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 은행 문 열었다

입력
200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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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의 현장, 개성은 동토(凍土)가 아니었다. 매서운 겨울추위에도 공사음이 끊이질 않았다. 역사적 첫 시제품 생산을 앞둔 개성공단은 여느 북녘 땅과는 달리 활기가 있었다.주방제품 전문생산업체인 리빙아트는 개성공단 입주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공장건설을 마무리 짓고, 15일 시제품을 처음 내놓게 된다. 의류업체 신원, 반도체부품업체 에스제이테크 등 주요 입주업체들의 생산공장도 골조 및 외관공사가 한창이다.

7일 개성공단에서는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 개점식이 열렸다. 공장뿐인 이 곳에 금융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이번 지점개설로 현지 입주업체들의 편의가 제고되고 그만큼 공단기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지점은 현지업체와 근로자들에 대한 송금 환전 등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금융기관 진출과 시제품 생산으로 개성공단사업은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입주예정기업인 시계전문제조업체 ㈜로만손의 김기문 사장은 개성공단의 매력으로 언어소통, 낮은 노동비용, 물류비 절감 등 세가지를 꼽았다.

통상 해외진출 시 가장 큰 애로는 의사소통인데, 북한근로자와는 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또 월 57.5달러의 인건비는 중국 주요도시 근로자들에 비해서도 비교우위를 갖고 있으며, 부품반입이나 완제품반출 등 물류비 역시 해외공장보다는 저렴하다는 것이다. 14만원의 평당 분양가는 중국 상하이는 물론 베트남보다도 저렴하다. 김 사장은 "지금은 다소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입주업체 모두가 경쟁력을 갖춘 전문기업인 만큼 1년 정도 잘 터전을 닦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업단지 850만평과 생활관광구역 1,150만평 등 2012년까지 2,000만평 규모의 ‘대역사’로 진행될 개성공단은 현재 2만8,000평 규모의 시범단지조성작업이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중이다. 시범단지 입주대상업체 15개중 7개 업체가 현재 공장을 짓고 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고, 걸림돌도 많다. 공단에 반입될 기계류 등이 군수용 전환이 가능한 ‘전략물자’로 분류돼 미국 등으로부터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남북 간 인력 및 물자이동 시 출입국절차가 까다롭고 대기시간이 긴 것도 문제다. 임시발전기로 전기를 돌리고, 전화회선조차 깔려 있지 않을 만큼 아직은 인프라가 취약하다. 군사외교적 갈등이 고조될 경우, 경협 자체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하나씩 개선되고 있으며 개성공단은 남과 북, 기업 모두에게 윈-윈의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조성의 실무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김동근 공단관리위원장은 "서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개성 서울 인천이 각각 생산 금융 물류 기능을 담당해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세계일류의 산업크러스트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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