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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슬림 브라운관·LCD·휴대폰 등 '최초 개발·출시' 경쟁 계열사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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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슬림 브라운관·LCD·휴대폰 등 '최초 개발·출시' 경쟁 계열사로 확산

입력
200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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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과 LG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양 사간 신경전은 대형 디지털 TV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세 싸움에서 최근에는 전자 계열사간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며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7일 세계 최초로 32인치 수퍼슬림 브라운관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수퍼슬림은 51㎝였던 기존 브라운관 두께를 16㎝나 줄여 다양한 디자인과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가능하도록 한 초슬림 브라운관.

지난해 21인치 수퍼슬림 브라운관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32인치 제품 양산에 들어간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구미 사업장에서 일단 월 1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연간 80만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이에 대해 경쟁사인 삼성SDI측은 "삼성은 10월말 이미 양산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세계 최초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며 "당초보다 양산 계획을 앞당겨 마치 처음으로 양산에 돌입한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선두업체를 사전견제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올해 ‘빅슬림’이란 이름으로 세계 최초의 초슬림 브라운관 개발에 성공했던 삼성SDI는 내년 초 두께가 35㎝로 기존 브라운관 TV보다 훨씬 얇은 32인치 브라운관 TV를 내놓을 예정이었다.

삼성이 발끈하고 나서자 LG측은 "제품 안정성이 확보되고 시장 여건이 마련됐다고 판단해 양산을 앞당긴 것"이라며 "LG전자와 협조해 수퍼슬림 브라운관을 채용한 TV를 연내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세계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LG필립스LCD 구본준 부회장이 다소 거친 표현으로 삼성전자를 자극하기도 했다. 구 회장이 연세대 강연에서 LG의 LCD 패널을 공급 받던 소니가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맺은 것에 대해 "하루 아침에 옆집 여자와 바람난 것"이라며 삼성을 ‘바람이 난 옆집 여자’로 표현한 것. 이에 삼성측은 즉각적인 대응은 자제했지만 내심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대형 LCD 패널 생산이 11월에 처음으로 300만대를 돌파했던 양사는 2일 삼성전자가 먼저 보도자료를 내놓자 LG전자도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잇따라 내놓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LG전자가 미국 휴대폰 사업자인 싱귤러의 우선공급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하자 삼성전자가 곧바로 "인증업체의 하나일 뿐"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LG전자가 200만 화소 휴대폰을 개발하고 최초임을 주장하자 삼성전자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등 양사의 경쟁은 열기를 더해 왔다.

잠잠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이의 신경전이 최근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최초 개발’, ‘최초 출시’라는 사실을 앞세워 선두업체로서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홍보전이 그만큼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 전자업계가 양 사간 경쟁을 통해 발전한 측면이 있다"며 "결국 승부는 홍보전이 아닌 기술력의 차이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소모적인 갈등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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