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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안되는데 은행선 "빚갚아라" 독촉/ 음식점·숙박업소 요즘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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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안되는데 은행선 "빚갚아라" 독촉/ 음식점·숙박업소 요즘 '죽을 맛'

입력
200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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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후 숙박·음식업 대출이 무려 8배 급증한 가운데 은행들이 이들 업종에 대한 돈줄 조이기 나서, 경기침체와 성매매특별법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형 여관 모텔 음식점 영업이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일반·특수은행)의 숙박·음식업 대출 잔액은 9월말 현재 15조3,863억원으로 1998년(1조9,227억원)에 비해 8배 가량 늘어났다. 이 기간 숙박·음식점업을 포함한 서비스업 전체의 대출 잔액은 38조6,000억원에서 139조5,000억원으로 3.6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숙박ㆍ음식점업 대출이 급증한 시기는 2001~2003년. 2000년말 5조2,789억원이었던 대출 잔액은 2001년말 6조9,951억원, 2002년말 11조3,332억원, 2003년말 14조9,051억원 등 매년 폭증세를 보였다. 외환 위기 이후 숙박업과 요식업 중심의 창업 열풍이 일면서 은행들이 시장 선점 차원에서 무차별적으로 대출을 확대한 결과였다.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는 은행들의 이 같은 무리한 숙박·음식업 대출 확대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A은행의 경우 2001년 하반기 숙박·음식업 등에 대해서는 신용 평가를 생략하고 담보만 제공되면 최고 42억원까지 대출을 취급할 수 있도록 여신 정책을 수립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13회나 압류 전력이 있는 모텔에 수십억원의 신규 담보대출을 해준 사례도 확인됐다.

하지만 올들어 각 은행들이 숙박·음식업 대출을 ‘특별 관리대상 여신’으로 지정하면서 본격적인 대출금 회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4분기 4,633억원 증가했던 숙박·음식업 대출 잔액은 2·4분기에 1,816억원 증가에 그쳤고, 특히 3·4분기에는 대출잔액이 1,637억원 감소하면서 10년만에 처음으로 대출 회수액이 신규 대출액을 초과했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 회수에 나서고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불황에 처한 숙박·음식업계는 은행들의 처사가 너무 야속하다는 입장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 슈퍼등 생계형 상가 경매물건 늘어

경기 침체 장기화의 여파로 주택가의 소규모 생계형 점포 경매 물건이 늘고 있다.

7일 부동산 경매제공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올해 11월 전국에서 경매에 부쳐진 단지내 상가, 대로변 상가, 오피스텔 상가 등 근린상가 물건 수는 총 5,858개로 전년 동기 대비(4,934개) 18.7% 증가했다.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서 2,222개의 근린상가가 경매로 나와 전월(1,928개)보다 15%, 지난해 같은 달(1,512개)보다 47%나 급증, 상대적으로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근린상가는 주로 음식점, 부동산 중개업소, 슈퍼마켓 등 소형 점포가 대부분이어서 생계형 점포 물건 증가는 일반 서민들의 생활고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경매에서 근린상가를 찾는 사람도 줄어 입찰 경쟁률이 평균 2대 1을 밑도는 가운데 낙찰가율(감정가대비 낙찰가)은 지난해 11월 64.2%에서 지난달에는 52.6%로 1년 만에 11.6%포인트 하락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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