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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나노튜브 대량생산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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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나노튜브 대량생산 길 열려

입력
200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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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하나에 1조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차세대 ‘테라급(1테라=1조)’ 컴퓨터의 핵심 소재로 평가받는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ingle Wall Carbon Nanotube)를 외국 기술에 비해 500분의 1 가격에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삼성종합기술원 박완준(44·사진) 박사 연구팀은 7일 "개별 소자 크기를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으로 낮춰, 1조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반도체 하나에 집적할 수 있는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를 상온에서 합성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원통형 구조의 탄소나노튜브는 다양한 전기적 성질을 띠는 직경 1∼10㎚의 미세한 물질로 차세대 전자소재, 정밀기계, 광(光)소자, 에너지, 바이오산업 등 차세대 나노제품에 필수적인 ‘꿈의 소재’로 불리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기부의 ‘테라급 나노소자 개발사업단’과 삼성종합기술원이 공동 수행했으며 2000년 6월부터 현재까지 모두 57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삼성종합기술원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을 토대로 2012년까지 기존의 실리콘 대신 탄소나노튜브를 소재로 한 신개념 반도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갖고 있는 미국 화학지(JACS) 인터넷판 11월호에 게재됐으며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도 특허 출원 중이다.

연구팀은 철과 탄소의 화합물인 ‘페로신’을 탄소와 수소 화합물인 ‘자일렌’에 녹인 뒤 초음파 에너지를 가해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해 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페로신과 자일렌 혼합물에 초음파 에너지를 가하면 거품이 형성되는데, 이 거품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고온·고압이 페로신과 자일렌에서 탄소를 분리시켜 탄소나노튜브를 합성시킨다.

박 박사는 "일본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방법은 고가 장비를 사용해 외부에서 고온(800~1,200℃)과 고압을 가하기 때문에 순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제조원가도 g당 50만원 수준에 달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면 순도가 훨씬 높은 탄소나노튜브를 g당 1,000원 내외에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탄소나노튜브 양산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기초 나노소재 분야에서 기술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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