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달라지는 정유업계/ 해외로 해외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달라지는 정유업계/ 해외로 해외로

입력
2004.12.08 00:00
0 0

전형적인 내수 판매기업으로 인식돼온 정유업체들이 수출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유가와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중국과 동남아 지역 등으로 판매 영역을 확장하면서 주요 수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석유협회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SK㈜ LG칼텍스정유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인천정유 등 국내 5개 정유사가 올들어 10월까지 수출한 금액은 79억9,21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억9,238만 달러에 비해 45% 이상 급증했다. 금액으로는 SK㈜가 62.1%, LG정유 39.6%, 에쓰오일은 47%나 급증했다.

특히 올 상반기 전체 정유 부문 영업이익 1조606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6,177억원(58.2%)을 석유제품 수출로 거둬들였다. 이익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인 셈이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는 9월까지 매출 12조4,381억원 가운데 44%인 5조5,677억원을 수출로 벌어들였다. 이는 중국 등 해외시장을 적극 개발한 결과다.

SK㈜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지주회사를 출범시켰으며, 현재 5개인 중국 내 법인 수를 2010년까지 2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만 연간 5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중국 기업과 합작을 통해 석유제품 유통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에쓰오일은 9월말까지 전체 매출액 7조5,447억원 가운데 56%인 4조2,313억원을 수출로 달성했다. 수출이 내수보다 훨씬 많은 셈이다. 국내 5개 정유사의 9월 수출단가도 배럴당 47.9달러로 전달 최고치(45.3달러)를 넘어서면서 수출 마진을 확대하고 있다. 또 원유 도입 단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수출채산성도 개선됐다. 유가 안정기였던 2001년과 2002년에는 배럴당 1.5달러와 2.7달러에 불과했던 원유 도입 단가와 제품 수출 단가 차이가 올 9월에는 배럴 당 7.8달러로 확대됐다.

정유사의 수출 급증은 외부 환경요인 뿐만 아니라 국내 석유유통 사업에만 의존하던 사업구조에서 탈피, 수출지역과 제품을 다변화한 전략이 먹혀 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SK㈜의 경우 수출 제품을 윤활유 등 석유 부산물에서 에틸렌 파라자일렌스틸렌모노버 합성수지(PE/PP) 등 석유화학 제품으로 계속 확대하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매출 비중은 석유제품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영업이익률은 석유제품보다 4배 가량 높아 ‘알짜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에쓰오일은 고품질 제품을 통한 해외진출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일찌감치 해외 오일자본을 유치, 고도화 시설을 갖춤으로써 국내외 수급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처해왔기 때문이다.

LG정유와 현대오일뱅크도 국내 최고 경쟁력을 갖춘 석유정제 및 마케팅 회사로 도약하는 동시에 수출지역 다변화를 통해 수익을 제고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 산유국 꿈 앞장

국내 정유사가 ‘무자원 산유국’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983년 해외 석유개발 사업에 처음 진출한 SK㈜는 현재 예멘 이집트 베트남 페루 등 11개국에 17개 광구를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7개 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SK㈜의 지분을 통한 원유 1일 생산량은 평균 2만4,000배럴로 내년에는 3만 배럴, 2007년에는 6만 배럴, 2010년에는 10만 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

SK㈜가 확보한 원유 보유 매장량도 국내 연간 원유 소비물량의 40%에 달하는 3억 배럴에 달한다. 이는 미국 내 약 200개 석유개발 전문회사 가운데서도 30위권 수준이다.

이는 고 최종현 회장 때부터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진행, 적극적으로 해외 에너지원 개발을 추진해온 결과이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석유개발사업 진출 1년 만인 84년 예멘 마리브 유전에서 처음 실현됐다. 마리브 유전에서는 87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했고, 98년부터 9%의 지분으로 참가한 베트남 유전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SK㈜와 한국석유공사는 유사시 베트남 유전에서 연간 500만 배럴의 원유를 국내에 도입할 수 있도록 해놓아 에너지 안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도 선친의 꿈을 이어받아 해외자원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올 초 해외자원 개발 등을 총괄하는 R&I 부문을 신설한 데 이어 9월과 10월 러시아 카자흐스탄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 해외 유전개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헌철 SK㈜ 사장이 남미를 방문하기도 했다.

LG칼텍스정유도 지난해부터 해외 유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캄보디아 해상의 블록 A광구 탐사권의 지분 15%를 인수했으며, 내년 3월까지 1,900만 달러를 투자, 2007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LG정유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 유전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 안정적인 원유 확보 및 수급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 "사회·이웃에 돌려드려요"

"경영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아닙니까."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정유업계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사회공헌활동을 펴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사회와 이웃에게 돌려주고 있는 것이다.

SK㈜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은 지역사회공헌, 결식아동지원, 소년소녀가장 돕기 활동 등이다. 1,000억원을 들여 사업장이 있는 울산에 총 110만평 규모의 울산대공원을 조성, 기증하기로 했다. 이미 13만평의 공사를 마무리했으며 내년 8월 개장을 목표로 현재 97만평에 대한 2차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지역사랑에 울산 시민들은 ‘SK㈜ 주식 갖기 운동’을 벌이며 화답하고 있다. SK㈜는 급식비를 내지 못해 점심을 굶는 어린이들을 위해 매년 결식아동의 점심을 지원하고 있다. 고객이 SK 주유소나 충전소를 이용할 때마다 회사가 10원씩을 적립, 한국복지재단을 통해 전국 소년소녀가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억원을 1,620명의 소년소녀가장에게, 올해는 현재까지 6억원을 1,410명에게 전달했다.

LG칼텍스정유는 기업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1996년부터 공장이 있는 전남 여수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지원 학생수만 3,000여명에, 지원 액수도 30억여원에 달한다. LG정유는 올들어 조용하게 자원봉사단을 발족시켰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복구활동에 나서되 평소에는 자원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LG정유는 또 마이더스 복권를 발행, 판매금액의 25%를 사회복지기금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독거노인에 대한 쌀 지원,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어린이 나눔 체험학습’, ‘미아찾기’, ‘우리 농가돕기’ 등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오일뱅크 희망 플러스’란 명칭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4년째 보너스카드 회원들이 기부하는 포인트 만큼 회사측이 보태 백혈병 어린이를 돕고 있다. 독거노인,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 등에게 겨울 난방유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신지체 장애우 8명과 전체 주유원의 14%에 달하는 200여명의 노인을 채용, 소외계층의 고용을 지원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공장이 있는 울산 온산읍과 약정을 체결, 정부 및 농협 수매분을 제외하고 연간 40㎏들이 7,000~1만 가마의 쌀을 매입하고 있으며, ‘오영수 문학상’ ‘아름다운 눈빛 미술제’ ‘처용문화제’ 등 울산지역 문화예술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어려운 이웃이나 농민돕기는 물론 북한 어린이돕기 등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황양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