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공연장 세 곳을 둘러보았는데 시설이 너무 훌륭해 영국 에든버러로 가져가고 싶더군요."폴 거진(41·사진)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 위원장이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유인촌) 초청으로 5일 서울을 찾았다.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는 1947년 출범한 에든버러 국제 예술제에 초청 받지 못한 작은 단체들이 자생적으로 공연을 하면서 시작된 행사.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졌고 57년 협회를 결성하면서 세계적 축제가 됐다.
축제를 총괄하는 거진 위원장은 단번에 입장권 판매와 참가자수를 급증시킨 ‘미다스의 손’. 99년 부임 이후 이 축제가 오히려 에든버러 국제 예술제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방한은 국내 축제 기획자들에게 성공 노하우를 전하고,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 참가를 원하는 공연단체에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다.
한 해 700여 개 단체가 참여해 작품 1,700편을 무대에 올리지만 에든버러시의 지원은 전체 재원의 2%에 불과하다고 한다. "공연단체가 내는 소액의 참가비가 주요 재원이고 스폰서 상품 판매 등 도둑질 빼고 모든 것을 다해 행사를 치러내고 있습니다. 인터넷 입장권 판매도 큰 도움이 되지요. 축제를 찾는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5, 6개의 공연을 보는데 입장권 구입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99년 축제에 참가한 한국 작품 ‘난타’ ‘도깨비 스톰’을 인상 깊게 보았다는 그는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작품 참가가 늘어 한국 공연물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줄었습니다. 정말 훌륭한 작품은 언어장벽이 문제가 되지 않지요"라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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