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계의 개가가 잇따르고 있다. 대학입시 철을 맞아 이공계 기피 현상이 사회적 우려를 부르고 있는 가운데 한꺼번에 쏟아진 낭보라서 빛이 더하다.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하나인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 박완준(삼성종합기술원) 박사 연구팀이 상온에서 단일벽 탄소나노튜브 합성에 성공했다. 또 서울대 물리학과 우종천·김대식 교수팀이 독일 막스 본 연구소와 함께 10조분의 1초 단위의 원자 진동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도 미국 피츠제럴드대 연구팀과 함께 원숭이 체세포 복제 배아를 착상 직전의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했다. 셋 다 ‘세계 최초’로서 첨단 소재·생명산업의 미래를 한층 밝게 한다.
탄소나노튜브는 차세대 반도체와 광(光)소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 널리 쓰일 ‘꿈의 소재’로 불린다. 그러나 700~2,000도의 고온과 고압, 끝없이 진공에 가까운 상태에서 합성해도 순도는 70~95%, 전체 탄소나노뉴브 합성량에서 균일 단일벽 탄소나노튜브가 차지하는 비율인 수율이 60~70%에 그치는 기술적 난점을 마주해 왔다. 박 박사팀은 상온에서 순도 100%, 수율 90% 이상의 고품질 탄소나노튜브를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 양산·실용화에 성큼 다가섰다. 우·김 교수팀의 초극소단위 원자진동 측정은 응용기술 연구가 뒤따르면 1페타비트(1,000조비트)급 데이터 전송을 겨냥할 수도 있는 쾌거다. 황 교수가 원숭이 체세포 복제 배아를 만들어 배반포 단계까지 유지한 것도 세계적 명성을 얻은 그의 배아 줄기세포 기술의 유용성을 거듭 확인시켰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계적 경쟁 분야에서 큰 성과를 올린 연구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각 분야에서 우위를 굳히는 치밀한 후속연구를 기대하며 국가적 지원을 함께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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