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40개국 만15세 학생(고1)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가 문제해결력 1위,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로 전 영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2000년에 이어 두 번째 실시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과학이 약간 떨어졌지만 읽기는 4계단이나 뛰어올랐다. 특히 올해 처음 평가된 문제해결력 영역에서는 홍콩과 핀란드, 일본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창의력이 부족하며 주입·암기식 교육의 결과로 국제비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비판을 뒤엎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평가에서 수학에 대한 낮은 흥미도, 여학생의 점수가 남학생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점 등 몇 가지 과제가 지적됐지만 우리 학생들의 학력이 세계적인 수준임이 다시 입증된 것은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PISA가 각 국이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만큼 신뢰도가 높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우리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과 학생들의 뛰어난 자질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어렸을 때부터 받아 온 사교육의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눈을 안으로 돌려 하루가 다르게 규모가 확대되는 수능 부정행위를 보면 이러한 요소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력지상주의와 이로 인한 도덕불감증도 결국은 같은 가지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학부모까지 나서서 대리시험자를 물색하고 학원강사가 돈벌이를 위해 부정행위를 기획하는 이 암담한 현실이 전혀 별개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교육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국민들의 높은 교육열을 얼마나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가에 달려 있다. 교육당국을 비롯한 우리 국민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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