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분량의 방사성 물질을 탑재한 비파괴 검사용 차량이 경기 파주에서 도난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도난 차량은 일산 등 경기 북부지역에서 절도 차량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여 차량 회수가 늦어질 경우 시민 피해가 우려된다.7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부산의 비파괴 검사업체인 K사 직원 2명이 전날 오후 5시20분께 파주 시내에 비파괴 검사장치를 실은 파란색의 ‘부산 80누 7523’ 1톤 포터 트럭을 주차했다가 밤새 도난 당했다. K사 직원들은 파주의 한 업체로부터 검사요청을 받고 올라온 뒤 숙박을 위해 차량을 주차했다. 비파괴 검사란 방사성 물질을 이용해 구조물을 부수지 않고도 내부 균열을 탐지하는 검사 방법이다.
경찰은 이날 아침 전자제품을 도난당한 경기 일산의 한 공장에서 트럭에 실렸던 조사용 헬멧 등 장비를 발견, 범인들이 다른 절도에 이용하기 위해 트럭을 훔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이 훔친 전자제품을 차량에 옮겨 싣기 위해 트럭에 실렸던 안전모 등을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난 차량에 실린 비파괴 검사용 조사기에는 ‘이리듐-192 12큐리(Ci)’가 내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부 관계자는 "방사성 물질이 차폐 용기에 담겨 있어 고의나 사고로 잠금 장치가 풀리지 않는 한 방사성 노출 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난된 ‘이리듐-192 12큐리’는 직경 0.6㎝, 길이 1.6㎝에 불과하지만 인체에 노출될 경우 화상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는 방사성 물질 노출에 따른 질병까지 일으킬 수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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