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6일 수신료 인상에 합의함으로써, 인상이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단계를 맞고 있다. 내부적으로 마련된 인상안은 지금의 2,500원을 최대 6,000원까지 올리는 안이다. 수신료는 1981년 책정된 후 한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KBS가 광고비중을 줄이고 공영방송으로서 안정적 재원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번번이 여론의 반대에 부딪쳐 좌절되었다.되풀이 되는 주장이지만, KBS가 수신료를 인상하려면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영방송으로서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수신료(지난해 39%)와 광고료(53%)를 주 수입원으로 하여, 연간 1조3,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KBS는 경영의 비효율성이 해마다 지적되고 있다. 조직과 인력운용, 예산편성과 집행 등에서 경영이 방만하다는 것이다. 감사원 지적에 따르면 천재지변 등에만 사용하는 예비비 109억원을 직원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했다.
프로그램도 ‘공영방송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2TV의 경우 오락 편성비율이 SBS보다 높아 ‘상업적 공영방송’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너무 안이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16개 지역방송국(현재는 9개로 통합)의 자체 프로그램도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나 일본 NHK처럼 공영성이 인정되고 질 좋은 프로그램을 방영할 의지도 없이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KBS는 감사원의 지적대로 먼저 구조조정 등 경영개혁과 공영성 높은 프로그램 제작의지를 보여, 국민에게 봉사하는 방송이라는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지금은 국민 모두가 장기 불황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런 시기에 국민에게 위안을 주기는커녕 부담을 떠넘기려는 이기적 처사는 공영방송다운 태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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