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상장주식 평가액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처음으로 추월했다.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정 회장의 상장주식 평가액은 1조2,414억원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1조2,225억원보다 189억원 앞섰다.
정 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INI스틸, 현대하이스코 등이며 이중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평가액이 각각 5,925억원, 4,27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삼성전자 주식평가금액(1조1,786억원)이 대부분이다.
이 회장이 부동의 1위 자리를 내 준 것은 양 그룹의 대표적인 회사의 주가가 올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최근 수년 동안 보유 주식을 전혀 늘리지 않은데다 삼성전자 주가도 정보기술(IT) 경기둔화 우려로 올해 2분기부터 맥을 못 춘 반면, 정 회장은 현대차, 현대하이스코, INI스틸 등 계열사 보유 지분을 늘려왔고 이들 종목 주가도 꾸준히 올랐다.
그러나 비상장주식을 포함한 주식 평가액은 아직 이건희 회장이 한참 앞선 상태로 보인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SDS 등 비상장 대형사들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반면 정 회장은 상장주식이 주식 재산의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온라인 경제매거진 에퀴터블(www.equitable.co.kr)은 비상장주식을 포함한 국내 주식 거부 1위로 이건희 회장을 꼽은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의 주식자산 평가액은 2조2,200억원으로 1조1,490억원이던 정몽구 회장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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