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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총통/ "대만 공기업 이름서 중화민국 표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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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총통/ "대만 공기업 이름서 중화민국 표현 삭제"

입력
2004.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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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5일 주요 공기업명에서 사용하고 있는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ROC)이라는 표현을 2년 안에 모두 ‘대만’(Taiwan)으로 고치겠다고 선언했다. 또 해외에서 대만의 외교창구 역할을 해온 ‘타이베이(台北) 대표부’도 ‘대만 대표부’로 개칭하겠다고 밝혔다.천 총통은 "중화민국(ROC)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을 해외에서 확실하게 구별하기 위해서는 공관과 공기업에 ‘올바른 이름’을 붙이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명(正名)’의 취지를 설명했다. 타이완 독립운동가들은 그동안 천 총통이 중국본토와의 연계성을 상징하는 ROC를 바꾸지 않는다며 비판해 왔다. 천 총통이 돌연 ‘정명’의 기치를 내건 것은 11일 치러지는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에 힘을 실어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야당인 국민당을 상대로 ‘대만화’ 혹은 독립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부각시켜 치열한 정체성 논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외교공관의 경우 천 총통의 희망대로 ‘대만화’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이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상대국들과)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만전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으나 관련국들이 중국의 강한 반발을 감내하면서까지 ‘정명’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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