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들의 성공 뒤엔 ‘맹부삼천지교(孟父三遷之敎)’.러시아의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7)와 아버지 유리가 최근 러시아 대표팀으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포츠 스타를 키워낸 아버지들의 바짓바람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비단 샤라포바 뿐 아니라 타이거 우즈, 윌리엄스 자매를 비롯 국내에선 박세리, 최동원 등 유명 선수의 성공 뒤에는 극성에 가까운 아버지의 후원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해 섹시스타로 급부상한 샤라포바는 윔블던에서 깜짝 우승(시즌 5승),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지만 정작 모국에서는 ‘미운 오리새끼’ 신세다. 최근 러시아가 우승한 ’2004 페더레이션스컵’에 대표로 참가 조차 못한 것.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 유리의 극성스럽고도 거친 매너 때문이다. 러시아팀 코치 라리사 닐란드는 지난달 말 준결승을 앞두고 "유리가 팀워크를 해치기 때문에 샤라포바를 내년에도 팀에 끼워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료인 아나스타샤 미스키나도 "샤라포바가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내년에 대표팀에서 내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샤라포바가 성공한 이면에는 아버지의 열성이 절대적이었다. 유리는 옛 소련 체르노빌 인근에 살았으나 샤라포바가 운동하기 좋은 따뜻한 흑해 휴양도시로 이사했고 7살 때는 단돈 700달러를 쥐고 미국 플로리다로 이주, 딸을 혹독하게 훈련시켜 오늘날의 샤라포바를 있게 했다. 테니스의 ‘흑진주’ 비너스와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 또한 아버지 리처드의 극성스런 뒷바라지에 힘입은 바 크다. 골프 스타들의 바짓바람도 만만치 않다. 3살 생일 때 골프클럽을 선물 받고 골프에 입문한 타이거 우즈가 어릴때부터 TV에 출연하며 골프신동소리를 듣고 오늘날 골프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은 아버지 얼 우즈가 주도한 영재교육 덕분이다. 국내에서는 딸의 담력을 키운다며 한 밤에 공동묘지 옆에 데려가 스윙 연습을 시킨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씨, 아들 최동원 한화코치의 매니저 겸 트레이너 역할까지 겸한 최윤식씨 등이 대표 사례. 바짓바람이 골프와 테니스에 유독 많다는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개인종목 특성상 가족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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