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명예퇴직 연령이 낮아지면서 50대 근로자들의 퇴직이 급증, 40대 후반의 가계소득이 50대 초반을 큰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주도층이 50대 초반에서 40대 후반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5일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도시의 생산직, 사무직 근로자의 올 3·4분기 가구주 연령별 소득은 45~49세가 35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40~44세 341만8,000원 ▦50~54세 339만9,000원 등이었다. 또 그 뒤로는 ▦35~39세 319만2,000원 ▦55세 이상 308만5,000원 ▦30~34세 297만2,000원 ▦25~29세 263만9,000원 순이었다.
가구주 연령 45~49세 가구의 소득은 지난해 4·4분기까지만 해도 318만7,000원으로 50~54세(332만2,000원)에 못 미쳤으나 1·4분기 346만3,000원을 기록, 50~54세(328만9,000원)를 넘어선 후 3분기 연속 최고를 기록했다. 45~49세의 분기별 가구소득이 50~54세를 넘어선 것은 2002년 1·4분기 이후 2년 만이며, 3분기 연속 최고를 기록한 것은 1992년 3·4분기~1993년 1·4분기 이후 11년 6개월 만이다.
이같은 현상은 4·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코오롱 현대중공업 KT 등 대기업의 대대적인 중견간부 감원으로 50대 연령층의 고용상황이 45~49세 연령층에 비해 훨씬 악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의 경우 45~49세와 50~54세 가구의 소득격차는 3·4분기까지 평균 22만2,000원(50~54세 소득대비 6.9%)에 달해, 1992년 1만3,000원(0.8%), 2000년 9만2,000원(3.4%), 2001년 1만4,000원(0.5%) 등보다 훨씬 컸다. 요컨대 ‘소득 역전’이 고착화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50대 이후 연령층이 첫 번째 직장에서 명퇴한 후 월급이 적은 다른 직장으로 옮기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신현구 박사는 "근로자 나이가 생산성이 가장 높은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면 임금을 낮추고 대신 퇴직연령을 늦추는 등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중·고령자들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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