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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닝 진학의혹 2명 추적 르포/ 들통난 실력 대학서 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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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닝 진학의혹 2명 추적 르포/ 들통난 실력 대학서 뒤탈

입력
200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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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휴대폰 부정행위사건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지난해 광주에서 수능 부정으로 대입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학생들. 소문은 무성했지만 단 1명도 적발되지 않았다. 경찰은 각종 제보를 토대로 몇명의 대학생들을 상대로 수능 부정과 커닝 대물림 여부를 조사했으나 통화내역이 6개월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아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기자는 이들 가운데 2명의 주변을 추적했다.먼저 광주 A대 공대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인 J(19)씨. 그의 고교 시절 담임교사는 "그 아이가 부정행위를 해서 대학에 갔다는 것은 단순한 소문 차원을 넘어선다"고 털어놓았다. 주변 교사들도 "일진회 소속으로 품행이 좋지 않은 그 학생이 갑자기 수능점수를 잘 받아 의아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얘기는 더욱 구체적이다. J씨는 지난해 고3 학생 7명이 휴대폰 부정행위를 시도했지만 답안을 불러줄 선수를 모집하지 못해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진 광주 K고 출신. J씨의 1년 선배인 K씨와 고3 당시 같은 반 친구였던 김모(19)군에 따르면 J씨는 담임교사가 학교에 나오라고 애원할 정도로 결석이 잦았고, 출석하는 날에도 오후 1,2시면 사라져 학교밖 친구들과 어울렸다. 학교 성적은 35명 중 30등 이하였고 수능 모의고사 점수는 100점대(400점 만점). J씨는 결국 지난해 수능에서 중계조를 이용한 휴대폰 부정행위에 가담했고 수능표준점수로 커트라인이 280점대인 A대 공대에 합격했다는 것이 친구와 선배의 얘기다. 고3 당시 같은 반 친구였던 이모군은 "우리학급에서 2명이 더 가담했고 이들 모두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끝에 대입에 성공했지만 J씨의 대학생활은 엉망진창이었다. 1학기 학점은 0점대(4점 만점)였다. J씨의 대학동기는 "학교에 나오는 날이 드물어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학사경고 맞고 군대 간다며 휴학했다"고 전했다. J씨의 누나와 어머니도 "하도 사고를 많이 쳐 마음 고생 많이 했다"며 "함부로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연락이 닿은 J씨에게 동문선배라며 만날 것을 제의하자 그는 "군대 가기 전에 포클레인 기사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교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재수시절 부정행위로 수능을 치러 지난해 B대 상위권 학부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나도는 O씨(20)는 고교시절 학교 쌈짱으로 통했고 부모와도 사이가 좋지 않아 가정불화가 심했다. O씨는 2002년 현역 때 광주 하위권 대학에 지원, 추가모집에 겨우 합격했지만 등록을 포기했고 이후 해병대에 지원했지만 이것마저 불합격했다. 그러나 O씨는 지난해 다시 본 수능에서 300점대 초반의 점수를 얻었다. O씨를 아는 한 교사는 "골치를 많이 앓게 했던 아이가 재수 때 좋은 점수를 맞아 깜짝 놀랐다"며 "이후 그가 부정행위로 대학에 갔다는 얘기를 제자들에게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O씨의 대학생활도 J씨와 비슷했다. 학생수가 300여명인 학부에서 O씨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O씨의 아버지는 연락처를 묻자 이곳 저곳을 찾아보더니 "011인지 019인지 서로 잘 연락을 안 해 모르겠다"며 한 번호를 가르쳐 줬지만 그 번호는 틀린 번호였다. O씨의 아버지와 두번째 통화 중 기자는 부정행위 여부를 물었고 아버지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해병대에 떨어지고 마음이 심란한데다 지금은 기말고사 준비로 바쁘다"고만 말했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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