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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쵀대위기/ 직원 비리 연발· 시청료 거부 확산…회장 사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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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쵀대위기/ 직원 비리 연발· 시청료 거부 확산…회장 사죄방송

입력
200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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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비리가 잇달아 발각되고 수신료 납부 거부가 늘어나는 등 일본 공영방송 NHK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NHK 에비사와 가츠지(海老澤勝二·70) 회장은 4일 오후 7시 뉴스에 출연해 "여러분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NHK로서 유감을 표합니다. 전 직원이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고 머리를 숙였다.이날 도쿄(東京)경시청이 프로그램 제작에 구성작가를 사용한 것처럼 가장해 회사에서 비용 270만엔을 타내 착복한 혐의로 이소노 가츠미(磯野克巳·48) 전 수석 PD를 체포한 데 대한 사죄 방송이었다.

이소노는 NHK의 간판 프로그램인 ‘연말 가요 홍백전’을 담당하는 등 방송·연예계에서 ‘왕PD’로 꼽혀온 거물이다. 일본 신문들은 이소노가 1996년 이후 이 같은 수법으로 유용한 공금이 4,800만엔이 넘는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의 비리는 7월 내부고발에 따른 자체 조사로 처음 드러났고, NHK는 그를 즉각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NHK의 도덕적 해이와 자금 유용 실태가 하나 둘 드러났다. 특파원과 PD들의 취재비·제작비 과다 청구는 일상적인 일이다. 수신료 징수원이 돈을 착복하는가 하면, 직원들의 허위출장비 청구와 비품 인터넷 경매 처분 사례 등이 폭로됐다.

국민의 수신료와 나라의 예산 지원으로 충당되는 회사 공금을 임자 없는 눈먼 돈으로 여기는 사례들이다. 이 때문에 에비사와 회장이 9월 국회에 참고인으로 불려나가 추궁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NHK에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로 11월말 현재 수신료 납부 거부 건수가 11만 3,000건으로 금액으로는 10억여엔에 달하고 있다. 회장의 국회 출석, 수신료 납부 거부 등은 모두 NHK의 51년 역사에서 처음인 일들이다.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에비사와 회장이 사죄 방송에서 자신의 진퇴문제는 언급하지 않는 등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4일자 사설에서 "불신의 연쇄를 끊지 못하면 수신료 거부 정도가 아니라 NHK 불필요론 마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NHK 시청자전화센터에는 하루 수백건의 항의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위성방송과 케이블채널 등 다양한 유료방송이 등장한 시대에 TV를 사기만 하면 NHK에 매달 수신료를 내야 하는 현행 제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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