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콜금리 방향에 대한 BOK워처(한국은행 금리정책을 관찰하는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은 인하 쪽이 우세하다.콜금리를 인하했던 지난달보다도 실물경기는 더 나빠진 대신 인플레압력은 줄었고 더구나 내년 경제전망이 훨씬 어두운 만큼, 현재 지표로 보나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으로 보나 콜금리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OK워처들은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정례회의에서 콜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믿고 있다. 금통위가 늘 시장과 정반대로 행동해 왔기 때문이다. 8월 기습적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10월엔 시장이 인하방향으로 풀 베팅을 하자 동결을 선언했으며, 지난달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인하 결정을 내린 금통위였다. 최근 넉 달간 무려 세 차례나 금통위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BOK워처들로선 이제 "무조건 반대로 금리예측을 내놓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분위기다.
금통위가 시장에 끌려 다녀선 안된다. 때론 투기심리에 가혹한 응징도 가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런 사전메시지 없이 거의 매달 시장전망에 반하는 결론이 반복되고 있다면, 시장의 오류보다는 금통위 결정의 타당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을 골탕 먹이기로 작심했거나, 아니면 시장과 아예 담을 쌓았거나 둘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더 이상 미 연준(FRB)과 비교하는 것 조차 낯뜨겁지만, 그래도 금통위 권위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권위는 재경부도 한은 집행부도 아닌 시장에서 나오는 것인데, 지금 금통위는 시장으로부터 권위와는 거리가 먼 ‘예측불허’의 기구란 원성과 비아냥만받고 있다.
이성철 경제과학부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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