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원 주최 ‘2004 올해의 예술상’에서 작품 ‘싸이프리카’로 무용 부문 우수상에 선정된 댄스시어터 온이 수상을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무용단 대표 홍승엽씨는 4일 "상의 성격이 애매하고 합리적 기준 없이 우열을 평가한 이번 선정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금 3,000만원은 큰 돈이지만, 단원들과 고민 끝에 상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심사위원 중 ‘싸이프리카’를 본 사람이 몇 안 된다" 며 "비디오 심사로 수상작을 결정하는 건 현장예술가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로또 등 복권기금으로 올해 처음 제정된 이 상은 1일 문학·미술·음악·무용·연극·전통예술·독립예술의 7개 분야에서 각각 최우수상 1편과 우수상 2편씩을 선정, 발표했다. 무용 부문은 무용가와 평론가 9명이 심사를 했으며 최우수상에 김윤규무용단의 ‘솟나기’, 우수상에 댄스시어터 온의 ‘싸이프리카와 안애순무용단의 ‘원’을 선정했다. 홍씨는 "댄스시어터 온이 최우수상을 못 받아서 이러는 게 결코 아니다" 라고 강조하면서 "다만 국내 대표적 단체로 자리매김한 두 무용단(댄스시어터 온, 안애순무용단)을 최우수상 아래 우수상 이라는 이름으로 2등 취급하면서 우열을 가린 평가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심사에 참여했던 한 평론가는 "비디오 심사는 후보작 모두에 해당되기 때문에 댄스시어터 온만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 수 없으며, 심사기준은 활동 경력의 길고 짧음을 떠나 작품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심사위원은 홍씨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상의 성격과 심사기준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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