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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 10원이 모자라 걸어오면서…

입력
200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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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퇴근길에 시내버스를 타게 됐다. 청주시에서는 현금 승차를 할 경우 700원을 낸다. 버스를 타려고 주머니를 뒤졌다. 동전을 세어 보니 10원짜리를 포함해서 690원이 있었다. 10원이 모자라 시내버스를 탈 수가 없었다. 운전기사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탈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할 배짱도 없었다. 결국 20분이면 닿을 곳을, 한시간이 넘게 걸어서 집에 도착했다.모든 사람이 경험한 일이겠지만 길거리나 엘리베이터 안, 사무실 책상서랍 등에서 10원짜리 동전이 굴러다니는 것을 종종 보아왔다. 그렇지만 크게 신경 쓴 적이 없다. 사실 10원을 돈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10원 단위로 판매하는 물건이 없다는 것이 그 한 가지 이유다. 거스름돈도 극히 제한적이다. 세금 낼 때나 공과금을 납부할 때 약간 필요한 정도다. 우표나 일부 문구용품 중에는 10원 단위로 가격이 매겨져 있는 것도 있지만 대개 대량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10원은 사용하지 않을 때가 많다.

10원이 모자라 집으로 걸어오면서, 10원 짜리 동전 하나 떨어져 있어도 줍지 않고 작은 돈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현실이 새삼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10원의 가치를 무심하게 생각했다가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10원 짜리 동전하나 만드는데 23.9원이 든다는 얘기를 들었다. 10원짜리 동전의 가치를 소홀히 하고 잠자는 동전을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다시 만들어야 하므로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길거리에 떨어진 10원짜리 동전을 무관심하게 지나친다는 것은 돈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얘기다. 10원의 가치를 모르면 40분의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10원의 가치는 시간을 아끼는 연결고리가 되기도 한다.

leehm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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