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사상 최고의 정치자금을 모금, 무려 17억 달러 이상의 선거비용을 지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4일 전했다.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2003년 1월1일부터 올해 11월22일까지 3억8,980만 달러를 모금, 1970년대 중반 이래 처음으로 3억8,530만 달러를 모은 공화당전국위원회(RNC)를 앞섰다. 연방선거위원회(FEC)와 국세청(IRS)의 자료를 종합해볼 때 이번 대선에 동원된 자금은 17억 달러를 상회했다. 총 비용이 10억 달러에 약간 못 미쳤던 지난 2000년 대선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은 최소한 9억2,500만 달러를 사용해 조지 부시 대통령이 사용한 선거비용 8억2,200만 달러 보다 많이 썼다.
그러나 케리 후보는 지금도 한 계좌에 1,400만 달러의 대선 잔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케리 후보 진영은 "플로리다 재검표 사태처럼 법정투쟁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남겨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지지자들은 "광고비용이나 활동비로 투입했으면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면서 맹비난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은 과도한 정치자금 기부를 제한하는 매케인-파인골드 법에 따라 상한선이 2만5,000달러인 정당 후원자와 상한선이 2,000 달러인 개인 후보 후원자를 가능한 한 많이 끌어 모을 수 있는 후원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부시 대통령은 1인당 최소 10만 달러를 모금한 327명의 ‘파이어니어’ 그룹과 최소 20만 달러를 모금한 221명의 ‘레인저’ 그룹을 거느렸고, RNC는 30만 달러 이상을 끌어 모은 ‘슈퍼 레인저’ 105명의 도움을 받았다. 이에 비해 케리 상원의원은 최소 10만 달러를 모금한 266명의 ‘바이스-체어’ 그룹과 5만 달러 이상을 모금한 298명의 ‘코체어’ 그룹을 거느렸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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