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가 뭐길래."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 수사가 절정에 달하면서 각양각색의 대리시험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대 중퇴생 박모(28)씨에게 대리시험을 의뢰한 A대 중퇴생 차모(23)씨는 지난해 수능에서도 대리시험을 시도하다 적발됐던 ‘대리시험 재수생’. 평소 자신이 서울대 공대를 다닌다고 주변 사람들을 속일 만큼 학벌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던 차씨는 지난해 K대 한의대에 다니는 친구 신모(23)씨에게, 올해 인터넷을 통해 만난 박씨에게 대리시험을 의뢰했지만 모두 경찰에 적발됐다. 차씨는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올해에는 응시원서에 대리응시자의 사진을 붙였지만 저인망식 수사망을 피하지는 못했다. 차씨는 "그동안 부모님께 잘못한 것이 많아 의대에 들어간 뒤 효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수험생의 어머니가 대리시험을 주도하기도 했다. 재수생 박모(21)씨는 6월 인터넷 과외 중계 사이트를 통해 D대 의대생 김모(22)씨를 소개 받았다. 박씨의 어머니 손모(48)씨는 김씨에게 처음부터 "수능 점수에 따라 최고 1,000만원을 주겠다"며 대리시험을 제안했고 김씨는 이에 응했다. 손씨는 아들의 수능원서에 김씨의 사진을 직접 붙였고, 시험 당일에는 아들의 주민등록증에 김씨의 사진을 부착한 뒤 랩을 씌우고 다림질해 김씨가 시험실에서 제시케 했다.
이종사촌간에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한 사례도 있었다. 고모(24·A대 중퇴)씨는 수능일 점심시간에 이종사촌 김모(24·H대 중퇴)씨에게 전화를 걸어 난이도에 대해 얘기하던 중 "제2외국어 일본어 답안을 휴대폰으로 전송해달라"고 부탁, 실제 답안을 받았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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