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4년째 동결된 TV 수신료 인상을 추진, 귀추가 주목된다.KBS는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를 3,000~6,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마련해 1일 이사회와 2일 시청자위원회에 보고했다. 또 10일 ‘공영방송의 이상적 재원정책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각계 의견을 듣는다.
KBS 관계자는 "재원구조의 공공성을 높이려면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내년 초 국회 승인을 목표로 6일부터 이사회에서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수신료 인상은 이사회 의결과 방송위원회를 거쳐 국회 승인을 얻어야 한다.
수신료는 1981년 컬러TV 도입과 함께 월 2,500원으로 책정된 뒤 그대로다. 이 때문에 KBS는 공영방송이면서도 재원의 60% 안팎을 광고수입에 의존한다. 이러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한나라당도 최근 국가기간방송법안에 KBS의 광고를 전체수입의 20%로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 경우 수신료를 두 배 이상 올려야 한다.
하지만 걸림돌이 적잖다. KBS를 친여방송이라고 비난해온 한나라당이 KBS의 손을 쉽게 들어줄 리 없다. 또 한나라당 방송법안은 수신료 책정·관리를 맡는 ‘수신료위원회’ 설치를 포함, 언론개혁법안 논의가 공전할 경우 수신료 인상 문제는 꺼내기도 어렵게 된다. 준조세 성격의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같다. 방송위의 한 관계자도 "국민과 국회를 설득하려면 KBS가 보다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 성과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해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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