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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두 영웅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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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두 영웅의 명암

입력
2004.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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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아로 자라 순경생활… 美 국토안보장관 올라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3일 버나드 케릭(사진) 전 뉴욕시 경찰국장을 사임한 톰 리지 국토안보장관의 후임으로 내정했다. 미국 언론들은 쿠바 난민출신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켈로그 회장이 상무장관으로 지명됐을 때보다 더 놀라는 표정이다.

타임스퀘어를 순찰하던 순경이 18만명을 거느리고 미 본토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뉴저지에서 태어나 고교를 중퇴한 그는 70년대 육군에 입대해 주한미군에서 헌병을 지냈다. 청소년시절에는 그야말로 밑바닥 생활을 했다. 고아로 자란 그는 2001년 자서전에서 "생모가 윤락녀였고, 포주에 살해된 사실을 다 자란 후에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2년 전에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주한미군으로 근무할 당시 한국여인 순자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다른 미군에게 입양돼 애틀랜타에 살던 딸 리사 화이트(27)씨는 이 프로를 우연히 보게 돼 전화를 걸었고, 부녀는 24년 만에 재회해 뉴스가 됐다.

제대 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유급 사설 경호원으로 반(反) 테러 활동을 하다 86년 뉴욕시 경찰국에 들어왔다.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의 선거전에서 경호실장으로 발탁돼 출세 길을 달리고 2000년 경찰국장 자리에 올랐다.

취임 다음해에 9·11 테러를 맞은 그는 줄리아니 시장 곁에서 구조활동을 지휘해 일약 영웅으로 부각됐다. 그는 이라크 경찰조직 재건 업무를 맡아 이라크에 잠시 파견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대선 때는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사로 나서는 등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열렬하게 지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 백악관 참모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이 9·11을 상징하는 인물을 새 내각에 데려왔다"고 밝혔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 조앤스 네브래스카 주지사를 농업장관에 지명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 WTC 구조 활약 소방관 이라크 전장에서 숨져

9·11 테러 직후 세계무역센터 붕괴 현장에 도착, 구조활동을 펼쳐 영웅으로 떠올랐던 전 뉴욕시 소방관 크리스 엥겔드럼(39·사진)이 지난달 29일 이라크 전장에서 숨졌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2일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방위군 소속인 엥겔드럼은 이날 바그다드 외곽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다리를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중이었다. 같은 뉴욕시 소방관 출신인 대니얼 스위프트(24)와 함께 험비 차량에 탑승했던 그는 갑작스런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스위프트와 함께 그자리에 숨졌다.

부음을 듣고 그를 "뉴욕의 영웅"이라고 다시 한번 칭송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뉴욕에서 우리의 안전을 위해 매일같이 목숨을 걸었던 그가 더 많은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에서 싸우다 숨졌다"고 한탄했다. 남편의 죽음을 통보받은 부인 새런은 "그가 하는 일은 모든 것이 위험했다"고 말했다.

1986년 육군에 입대, 제1차 걸프전에도 참가했던 엥겔드럼은 1997년 제대한 후 뉴욕시 경찰이 됐으며, 같은해 자신이 ‘영원한 첫사랑’이라고 불렀던 뉴욕시 소방서로 자리를 옮겨 2001년 9·11을 맞았다. 그후 그는 재징집돼 이라크에 파병됐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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