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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영원한 리베로’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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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영원한 리베로’홍명보

입력
2004.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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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리베로’는 쉬지 않는다. 10월 미국에서 은퇴식을 가진 뒤 지난달 말 귀국, 축구계 선후배와의 만남, 자선 경기 준비 등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홍명보(35·전 LA갤럭시)를 3일 경기 분당의 홍명보 장학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축구인생 전반전을 베스트 스코어로 접었지만, 보다 드넓은 곳에서 엮어갈 축구인생 후반전도 결승골로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 나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

"10년후 제모습이요? 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선수시절처럼 철저한 준비를 통해 어떤 일이 주어져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그는 "한국판 히딩크가 되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축구행정가가 될지, 지도자로 나설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앞으로 3~4년 동안 차분 준비한 뒤 진로를 결정할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홍명보는 "과거의 명성이 아니라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국가대표 코치 제의가 들어온다고 해도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스포츠 행정, 비즈니스, 코칭 등을 공부하고 경영학 석사과정(MBA)도 이수하며 5~10년 뒤를 대비하겠습니다"라고도 했다.

◆ 행복한 축구인생 전반전

12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135차례의 A매치를 소화한 한국축구의 산증인 홍명보에게 늘 영광만이 함께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축구를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한 만큼 제 자신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축구로 승부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일념으로 뛰었어요."

중ㆍ고교 때 키가 겨우 160㎝를 넘었지만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는 길은 남보다 뛰어난 기술을 갈고 닦는 것 밖에 없다는 생각에 밤늦게까지 훈련을 거듭했다. 2001년 무릎 피로골절과 월드컵 대표선발 문제가 맞물릴 때가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그는 "그러나 큰 좌절이나 시련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일 월드컵 첫승이 가장 좋았고, 승부차기까지 간 스페인과의 8강전서 마지막 키커로 네트를 가른 뒤 활짝 웃을 때의 기분은 그야말로 짜릿했다"고 말했다.

◆ 나의 코드는 도전

홍명보의 시선은 늘 미래에 고정돼 있다. 1997년 K리그에서 MVP를 거머쥔 뒤 새로운 꿈으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에 J리그 진출을 선택한 것도 그렇고, 한일월드컵이 끝난 그해 11월 미국 프로축구(MLS) 챔피언클럽 LA갤럭시에 입단해 국내 첫 MLS 선수로 기록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화제를 가정 얘기로 돌리자 표정은 더욱 밝아진다. "아이들도 축구를 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첫째(성민·7세)보다 둘째(정민·5세)가 더 축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재능이 있고 본인이 원한다면 볼을 차게 할 생각입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은퇴 후 몸무게가 3㎏ 늘었다"는 그는 최근 헬스클럽에 다시 등록했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미국 생활 2년 동안 영어는 많이 늘었느냐"는 물음에 조금 늘었단다.

늘 긴장을 끈을 놓지 않으면서 땀과 철저한 준비로 일궈나가는 그는 진짜 영원한 리베로였다.

"광장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화를 신은 이후 25년의 선수생활을 되돌아보면 후회는 없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련도 적지 않았다.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는 브론즈상 시상식 때 thanks밖에 못했는데 지금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에게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해주신데 대해 감사한다며 잘 할 수 있을 텐데…".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후배들에게 "영어를 비롯, 현지어를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미국 LA갤럭시에서 2년 동안의 생활은 구단운영과 선수 및 팬 마케팅을 현장에서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게 그의 설명.

4번 연속 밟아본 월드컵 무대에선 더욱 그렇다.

. "집에서는 청소도 하고 애들 목욕도 시킵니다. 일본 프로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는 한국식 주도를 일본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했지만 이제는 몸에도 맞지 않아 술도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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