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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기어코 충돌로 갈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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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기어코 충돌로 갈 셈인가

입력
2004.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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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폐회가 다가올수록 여야의 대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공정거래법의 여당 단독처리가 무산된 뒤 감정 싸움도 심하다. 열린우리당은 야당을 향해 "경제를 망쳐 정부여당을 구렁텅이로 빠뜨리려 한다"고 극언을 마다하지 않고, 한나라당은 "다수당이면 100%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접으라"고 버티고 있다. 어제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두고 벌어진 법사위의 몸싸움은 충돌정국의 불길한 전조인 것 같다.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넘기고도 국회가 이렇게 사사건건 대치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여야는 예산안의 회기 내 처리를 다짐하고 있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불과 며칠 사이에 해치우는 심의가 얼마나 졸속일지는 보지 않아도 뻔한 노릇이다. 민생의 신음이 깊어 가고 세상살이가 갈수록 각박해지는 이 때 정치가 충돌과 싸움만을 일삼아서야 국민들은 정말 기댈 곳이 없다.

공정거래법 협상만 해도 그렇다. 늦게까지 계속된 여야 원탁회의가 어느 정도 접점을 마련하는 것 같더니 무슨 영문인지 여당의 원안만으로 표결이 시도됐다. 연기금 법안 등 다른 경제 법안들도 양보와 절충의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는데, 모두가 막무가내였다. 여당 내에서는 일방처리를 불사하겠다는 강경론이 급부상하지만 여야 합의처리를 주문하며 여당 단독회의 사회를 거부한 김원기 국회의장의 취지를 살리기 바란다.

이런 대치의 바닥에는 국가보안법 등 4대 쟁점법안을 중심으로 한 힘겨루기가 깔려 있다. 여당이 무리한 처리를 고집할 경우 예산안이나 민생 안건들이 희생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금 현실화하고 있다. 그보다는 할 수 있는 것과 가능한 부분들을 먼저 선별해 결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경제관련법에서는 정치적 요소를 배제하고 상임위든 밖에서든 유연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한 여당의원의 말을 여야가 함께 새겨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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