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과 세상/ 나이듦의 기쁨 - 준비된 황혼은 새 인생 '황금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과 세상/ 나이듦의 기쁨 - 준비된 황혼은 새 인생 '황금기'

입력
2004.12.04 00:00
0 0

‘미국 대통령이 되지 말고 바로 전직 대통령이었으면 좋았을 사람’. 올해 팔순을 맞은 지미 카터에게는 언제부턴가 이런 설명이 따라 다녔다. 처음엔 비아냥거리려고 한 소리지만 지금 카터를 그렇게 한심한 인물로 생각하는 사람은 단언컨대 아무도 없다. 50대 중반에 재선의 패배를 딛고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여러 분쟁지역의 중재자로, 전세계 무주택자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누구보다 멋지고 아름다운 노년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임 이후 활동으로 노벨평화상까지 탄 미국 대통령이 과연 몇이나 될까.자서전 ‘나이 드는 것의 미덕’에서 카터는 "인생이란 점점 확대되는 것이지 축소되는 것이 아니다"며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꿈을 가장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시기가 인생에서 딱 두 번 있다고 한다. 바로 ‘대학 시절과 은퇴 이후’다. 대학시절은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의 열정으로, 늘 약간 들뜬 기분으로, 뭐가 뭔지 모르는 사이 후다닥 지나 버렸다. 그래서 50대 이후의 인생이야말로 정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인생을 계획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누릴 유일한 기회인지 모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건강 칼럼니스트인 애비게일 트래포드가 쓴 ‘나이듦의 기쁨’(원제 ‘My Time:Making the Most of the Rest of Your Life’)은 바로 그 후반부 인생을 멋있게 꾸려 갈 12가지 원칙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인생의 규칙이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만약 55세에 조기퇴직을 한다면 앞으로 30~40년은 족히 살게 될 것이다. 지난 세기에는 평균수명에 해당했던 긴 시간이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목적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문제는 이 시기의 인생은 전반부 인생처럼 ‘공식’이 없다는 점이다. 트래포드는 노년의 새 인생을 창의롭게 꾸려가는 여러 사람들과 인터뷰해 나만의 시간에 걸맞은 정체성을 찾고, 이 시기에 자주 경험하는 상실을 승화시킬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또 다른 일에 도전하는 것은 물론, 받은 것을 되돌려주고 다음 세대에 유산을 남기려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고, 노년의 로맨스에 도전하는 것도 필요하다.

저자는 ‘미래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통합되면서 하나의 완결체를 이룬다’며 이 시기에는 조화, 평온함, 창의성, 무엇보다 사랑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책이 사례가 워낙 많은데다 글까지 다소 산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올해 초 번역 출간된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소의 ‘10년 일찍 늙는 법 10년 늦게 늙는 법’(나무와숲 발행)이나 카터 자서전 ‘나이 드는 것의 미덕’(이끌리오 발행)을 읽어도 좋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