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논의할 때 참고해달라"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론을 1시간 동안 진지하게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에 확신을 갖는다"면서 "그 이유는 북한이 개혁·개방을 원하고 있고, 국제사회로부터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핵무기 보유 시 이런 지원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한 변화 징후의 대표적 사례로 개성공단을 거론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남침을 할 경우 주 공격로에 개성공단이 있다"면서 "북한은 공단을 위해 군사시설까지 철폐했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부시 대통령도 6자 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에 믿습?갖고 있는 것 같더라"며 "6자 회담 참여국들이 북한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부시 대통령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한가’라는 질문에 "미국 정부가 강경하기 보다는 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북한 정권 교체 요구와 강경론이 있다는 얘기"라고 대답했다. 그는 북한 인권에 대해 "압박이나 체제 교체로 북한을 궁지로 몰기 보다는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정책이 너무 유연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역사는 무력 사용이 보다 많은 문제를 초래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3일 런던을 떠나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해 무명용사묘 헌화, 정상회담, 상·하원 의장 및 총리 접견, 국빈 만찬 참석 등의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노 대통령은 국빈 만찬에서 "1980년대 말 폴란드 자유노조의 정신이 원탁회의의 화합으로 이어지던 모습을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바르샤바=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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