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명한 자선 모금 운동가 로이드 스콧(42)이 19세기식 자전거로 4,350㎞를 달린 끝에 2일 호주 시드니 해변에 도착했다. 호주 서해안 퍼스를 출발해 해안선을 따라 페달을 밟은 지 50일 만이다.이번 자전거 여행은 백혈병 어린이 치료 기금을 모으기 위한 것이다. 그는 한때 소방관이었고 프로 축구 선수로도 활약했다. 그러나 15년 전 백혈병과 사투를 벌여 이겨낸 뒤 자선 기금 모금 운동가로 변신했다. 지금까지 총 300만 파운드(약 60억5,000만 원)를 모았으며 이번 이벤트로 120만 파운드(약 24억2,000만 원)를 모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개인 자선 모금액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게 된다.
그는 특이한 복장의 이벤트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사냥모자를 쓴 셜록 홈즈 스타일로 나섰다. 미국 뉴욕에서는 첨단 수영복에 59㎏이나 나가는 부츠와 헬멧을 쓰고 마라톤 코스 42.195㎞를 완주했다. 무려 5일 걸렸다. 영국 네스호에서는 12일간 수중 마라톤을 했고 에베레스트산에 오르는가 하면 남극과 북극도 탐험했다.
해안에서 만난 AP 기자에게 그는 기진맥진한 목소리로 말했다. "서부에서 북부를 거쳐 다시 동남부로 해안을 따라가는 오디세이였습니다. 지나가던 트럭에서 고무덩어리가 쏟아져내려 자전거가 망가진 일도 많고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달리다 구덩이에 빠져 다리를 다치기도 했습니다. 파리떼, 뱀, 메뚜기떼도 난리였어요. 한낮엔 뜨거워서 숨이 막혔고 얼마 지나서는 손가락에 마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세상 누구보다 피곤하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남자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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