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35)씨는 최근 요리를 하다 새로 산 소금을 평소 양대로 넣었는데도 음식 맛이 싱거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같은 소금인데 왜 짠 정도가 다를까, 싱거우면 결국 소금을 더 쓰기 마련인데 덜 짠 소금이 좋은 걸까…. 다양한 ‘기능성 소금’들이 나오면서 어떤 소금이 좋은지 의문은 더 커지고 있다. 기능성 소금에 대해 알아보자.◆ 덜 짠 게 좋은가 ㈜트리엠은 핀란드에서 팬솔라를 수입, 10일부터 일부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팬솔라는 엄밀히 말해 소금이 아닌 소금 대체 식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에 따르면 염화나트륨 함량이 88% 이상이어야 소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팬솔라는 56.4%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염화칼륨(27.72%) 황산마그네슘(11.88%) 등인데 염화나트륨보다는 덜하지만 짠 맛이 있고 쓴 맛도 낸다. 트리엠 관계자는 "L-라이신염산염이 1.98% 함유돼 있어 황산마그네슘 등의 쓴 맛을 없애주기 때문에 짠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짠 맛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수입 저염 소금과 일반 소금을 함께 사먹는 한 주부는 "몸에 좋다고 해서 아이에게는 먹이고 있지만 어른들은 밍밍한 맛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안영수 교수는 "신장이 나쁜 사람이 황산마그네슘을 많이 먹을 경우 체내 마그네슘 수치가 높아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구운 소금은 싱거운가 소금을 구우면 중금속을 여과한 후에 남는 염소가스, 유황 성분 등을 날려버릴 수 있다. 그런데 흔히 구운 소금을 더 싱겁게 느끼는 이들이 있다. 대상식품연구소 이규환 과장은 "소금을 구우면 염화마그네슘이 산화마그네슘으로 바뀌는 등 염화나트륨 외의 성분이 약간달라지는데 그 때문에 미묘한 맛 차이가 날 수 있다"며 "하지만 염화나트륨 비율은 일반 소금과 마찬가지로 98%이기 때문에 싱겁다고 여겨 소금을 더 치면 오히려 많이 먹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네랄을 첨가하라 최근에는 염화나트륨 외에 각종 미네랄과 천연성분을 보충한 소금 제품이 나오고 있다. CJ㈜는 지난달말 서해안 바닷물을 3차례 여과하고 24시간 끓여 유해성분은 제거하고 마그네슘 칼슘 칼륨은 남아있는 ‘자염’(煮鹽)을 선보였다. 대상은 녹차의 비타민C와 사포닌 성분을 강화한 ‘청정원 구운 녹차소금’, 글루타민산과 라이신 등이 풍부한 함초 성분을 함유한 ‘청정원 구운 함초소금’을 판매중이다. 신동방의 ‘해표 고칼슘 소금’은 천연 해조 칼슘을 일일 영양기준치(700㎎)보다 30% 이상 많이 넣은 소금이다.
한때는 천일염에 든 각종 불순물을 여과한 정제염을 최고로 쳤지만 이제는 반대로 미네랄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천연 첨가물 때문에 기능성 소금은 조금씩 비싸지고 있다. 미네랄을 보존한다며 제대로 정제하지 않은 영세업체의 천일염을 사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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