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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즐거운 주말-줌인-日 츠카모토 감독 '6월의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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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즐거운 주말-줌인-日 츠카모토 감독 '6월의 뱀'

입력
2004.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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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라고 불리는 츠카모토 신야 감독. 2000년 국내 개봉한 그의 작품 ‘쌍생아’는 쌍둥이 형제의 뒤바뀐 삶을 괴기스럽게 그려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일부 관객은 눈살을 찌푸렸다.살아온 과정이 전혀 다르면 형제라 할지라도 서로 목숨을 위협한다는 설정이 통념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츠카모토의 영화 중 ‘쌍생아’는 좀 얌전한 편에 속한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쇳덩어리로 변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데뷔작 ‘철남’과 폭력에 의해 육체가 변형되는 ‘동경의 주먹’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봐야 할 영화다.

10일 개봉하는 ‘6월의 뱀’ 역시 보편적인 영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을 꽤 불편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만큼 츠카모토다운 내용과 형식으로 가득 차 있다.

한 사진작가가 목숨을 구해준 심리치료 상담사를 스토킹 한다는 설정은 그리 자극적이지 않다. 그러나 여자의 은밀한 행위를 몰래 찍고, 그 행위를 강요하는 장면부터는 불쾌감을 느낄만하다.

아내가 유방암에 걸려도 무심하고, 어머니 장례식 날 놀다가 늦게 퇴근하는 남편의 모습도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다. 더구나 남편이 공공장소에서 억제된 욕망을 풀어내는 아내를 바라보며 성적 쾌감을 느끼는 장면에 이르면 고개를 좌우로 흔들 것이다.

그러나 ‘6월의 뱀’은 엽기라는 단어로 과소평가 할 영화는 아니다. 음습하고 눅눅한 장마철을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이 삶의 활력소가 되는 과정을 탁월하게 분석해 보여준다.

거친 흑백화면 속에 77분간 버무려낸 미학적 성과는 2002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으로 인정 받았다. 감독, 각본 등 1인 다역을 해 온 츠카모토는 여기서도 스토킹을 하는 사진작가 역으로 출연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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