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된 옛날, 시나리오 작가 심 모씨가 영화사와 계약을 했다. 주연배우는 당시의 톱 배우 이경영씨. 영화사에선 심 모씨에게 타당한 개런티를 주었으나, 그는 이경영씨의 개런티가 당시로선 어마어마한 액수인 6,000만원이란 사실을 알고 까무러친다. 그때, 심 모씨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제작자에게 항의했다. 제작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억울하면 배우 해!"5년쯤 전의 어느 겨울날, 야외촬영을 나간 무명배우 명로진은 주연여배우가 오기를 기다리며 추위에 달달 떤다. 명로진은 겨우겨우 여배우와 리허설을 하고 촬영을 한다. 똑같은 실수를 해도 감독은 명로진만 닦달하고, 여배우는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동료배우에게 불만을 토로하자 이런 답이 돌아 온다. "억울하면 뜨라니까!"
맹호림 김해숙 권해효 권용국 이혜은…모두 ‘겨울연가’에 나왔던 중견 배우들이다. 지금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욘사마 열풍’의 진원지인 드라마 ‘겨울연가’는 결코 배용준 선생 혼자 만든 작품이 아니다. 그 뒤에는 무명배우 명로진이 몇 해 전 그랬던 것처럼 배 선생을 기다렸던 수많은 조연, 단역 배우들이 있었고 추위에 떨면서도 불 한번 쬐지 못했던 수많은 카메라, 조명, 의상, 분장, 연출부, 소품 스텝들이 있었으며 밤새워 후반작업을 한 편집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연가’의 단물은 배 선생 혼자 마시는 듯하다. 일본에서 우상 대접을 받으면서.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가 일본에서 벌어들인 돈을 n분의 1로 나누어서 모든 배우와 스텝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인가? 내 대답은 이것이다.
"바카야로! 그게 바로 자본주의야. 억울하면 배용준 하라니까!"
명로진 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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