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 제너레이션’(My Generation)은 시종일관 우울한 분위기다. 영화 속 청춘들은 ‘만물이 푸른 봄’이라는 의미의 청춘과 매우 동떨어진 모습이다.병석은 영화를 찍고 싶어 비디오 카메라를 샀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결혼식 촬영을 해야 하고, 형이 진 빚까지 떠 안은 처지다. 그의 여자친구 재경은 어렵게 취직한 회사에서 "왜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느냐"며 해고 당하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기까지 당한다. 그리고 카드깡 회사를 찾는다. 청춘에 어울리게, 속마음을 숨기고 방글방글 웃지 못한 것이 그녀의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기성 세대들은 말할지 모른다. 다 지들이 다 못나서 그렇지, 라고 말이다. 하지만 청춘 시절을 갓 빠져 나온 노동석(32) 감독이 단돈 3,000만원으로 만든 이 초저예산 독립영화는 루저(Looser)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애써 ‘희망’을 강요하지도,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외치지도 않는다. 다만 그들을 따라갈 뿐이다.
현금 지급기 앞에서, 카드깡 사무실 앞에서 두 청년이 보여 주는 손떨림, 눈꺼풀의 흔들림, 흐르지 않고 눈에 고여 있는 눈물에서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예술영화 전용관 네트워크인 아트플러스가 ‘송환’에 이어 개봉작으로 선정한 영화로 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다. 3일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 등 서울 2개관에서 개봉한 후 지방에서 순회 상영할 예정이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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