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은 아마추어와 대비할 때 어감과 뜻이 더 선명해진다. 흔히 스포츠계 용어로 취미나 여가활동으로 하는 운동, 또는 품성 공정 등 정신적 덕목을 가치로 하는 아마추어 운동과는 다른 직업적 운동을 칭한다. 프로 스포츠의 기원을 고대 제사장이나 연기자, 곡예사들의 특기에 대해 금전이나 물품을 주던 제사로까지 거슬러 따지기도 하지만, 본격적으로 발전한 것은 19세기 중엽 미국에서다. 1871년 뉴욕에서 전국 프로야구선수 협회가 결성된 것이 공식 기록이라고 한다.■ 그러나 프로페셔널을 사회적 관점으로 확장해 들여다 보기 시작하면 문제는 간단치 않다. 1970년대부터 미국의 사회학은 프로페셔널을 특권과 지위, 계층의 문제로 다루기 시작했다. 전문가 사회의 배타성, 비전문 직종과의 사회적 힘의 불균?등에 착안하는 이념적 접근이다. 예컨대 변호사나 의사 등 사회가 공인하는 전문가 직종은 고유의 전문지식과 자체 충원절차, 교육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전문성을 강조할수록 이는 사회적 지위의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그 지위에 대해 외부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독점 동기가 내포돼 있다는 시각이다.
■ 프로페셔널이 평범한 아마추어와 구별돼 인정받고 그 지위를 보장받는 것은 공공성을 지향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설명한다. 단순히 상식적인 도덕률이나 윤리 차원을 넘어 철저한 직업 윤리와 자체 기율에 구속받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그저 개인적 이익과 보상만을 추구하는 비전문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프로페셔널에 대한 논의는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인정하는 특권층에 대한 논의인 셈인데, 결국 고도의 전문성에 더해 대중에 기여하는 공공성이 그 속성이라는 얘기다.
■ 그럼 정치인은 프로페셔널일까. 그 지식과 기술이 프로페셔널이라 할 만큼 독보적인 것이라 할 수 없고, 충원절차가 대중의 선택에 달려 있는 데다, 전문성에 대한 교육이 따로 없으니 적어도 사회학이 말하는 프로페셔널은 아니다. 그러나 그 공공성으로 말하자면 사회와 대중에 결정적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엄청난 프로페셔널리즘이 요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아마추어도 진입할 수 있지만 활동과 결과는 프로페셔널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곳이 정치 아닐까 싶다. 4대 법안 등으로 질척대는 국회와 정국을 보면서 집권세력의 정치관리가 프로페셔널적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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