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1일 파주 디스플레이 집적단지(클러스터)의 첫번째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장인 7세대 라인에 총 5조2,970억원을 투자해 2006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일 생산라인에 투자된 액수로는 사실상 세계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LCD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LCD TV 표준화를 놓고 삼성, LG간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LG필립스LCD는 이날 2006년 상반기부터 가동 예정인 7세대 라인의 생산능력을 초기에는 월 4만5,000장(유리기판 투입기준)으로 시작해 점차 생산량을 늘려 라인이 안정되면 월 9만장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필립스LCD의 7세대 유리기판 크기는 삼성전자의 7세대 기판(1870×2200㎜)보다 다소 큰 ‘1950×2250㎜’로 확정됐다. LG의 6세대 라인에서는 32인치와 37인치가, 7세대 라인에서는 42인치와 47인치가 나오게 된다.
LG필립스LCD의 1950×2250㎜ 크기 유리 기판 한 장에서 42인치는 8매, 47인치 6매를 각각 생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7세대 기판(1870×2200㎜) 한 장에서는 40인치 8매, 46인치 6매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7세대 라인 구축에 약 3조원을 투입한 데 이어 LG필립스LCD도 7세대 라인에 5조원 이상 투자함으로써 7세대 LCD를 위해 한국이 쏟아 부은 돈은 총 8조원이다. 삼성전자가 7세대에 추가 투자할 경우 10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LCD 산업은 올 하반기부터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시장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올 초 개당 1,200달러씩 팔리던 32인치 LCD 패널은 하반기 들어 개당 870달러까지 떨어졌고 내년에도 가격 하락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 업체가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고 시장이 채 이뤄지지도 않은 40인치 이상 대형 LCD TV용 패널을 만들어낼 7세대 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물량경쟁’으로 대만, 일본 등 경쟁 업체를 밀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박재범 연구원은 "LCD 산업은 반도체 산업처럼 앞서가는 소수 기업이 전체 시장을 주도하는 전형적인 과점시장의 성격을 갖는다"며 "정확한 예측에 따른 공격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6세대에서 37인치를 주력으로 삼았던 LG필립스LCD가 7세대에서 42, 47인치를 주력으로 정함에 따라 내년부터 7세대 라인에서 40인치와 46인치를 생산하게 될 삼성전자와의 LCD TV 표준화 싸움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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