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주가가 상승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특히 내수 회복이 지연되며 극도로 침체된 소비심리와 주식시장을 비교하면서, 올해 하반기의 주가상승을 일시적이고 투기적인 현상으로 해석하려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의 경기 동향을 중심으로 볼 때 이 같은 해석은 향후 주가 전망을 어둡게 보게 만든다.하지만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말처럼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며, 경기는 주가에 후행한다. 또 경기지표 중에는 선행과 동행 및 후행지표가 있는데, 주가는 경기선행지표보다도 더 앞서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현재의 제조업가동률이나 실업률과 같은 경기동행 혹은 후행지표를 통해 주가의 향방을 전망하는 것은 큰 오차를 나타내기 십상이다. 최근 발표된 10월 중 국내 산업활동동향에서도 비슷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10월 중 산업활동동향은 생산 및 출하 둔화를 비롯, 도·소매 판매와 설비투자가 줄어드는 등 경기 침체를 여실히 보여준다. 즉 현재의 주가수준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경기선행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과거 분석에 따르면 국내 주가는 경기선행지수의 동향과 일정한 상관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지금 주가는 이미 저점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 여부와 관련된 시장의 의문은 크게 다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가 상승이 가능한가. 둘째,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상승이 가능한가. 셋째,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주가 상승이 가능한가.
과거 경험상 삼성전자의 시장 주도는 주가 상승 초기 국면보다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나타났다. 외국인 매수세와 관련한 주가 상승 여부는 1999년과 2002년 사례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당시 주가는 외국인의 순매도 기간 중에 크게 올랐다. 마지막으로 경기와 주가의 관계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주가가 현재보다는 향후 경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사항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경기에 대한 우려감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시점을 우량주식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시적인 가격하락에 대한 두려움을 위기보다는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KTB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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