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추세에 맞춰 이자 감면을 노린 모기지론 중도 상환규모가 늘어나면서 주택금융공사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1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고객들이 중도 상환한 모기지론은 총 289억여원에 달했다. 지금까지 취급된 모기지론이 2조8,000억여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의 1% 가량으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우려되는 대목은 상품 출시 불과 7개월 만에 세 차례나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중도 상환규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6월 27억원이던 중도 상환규모는 30억원(7월) →57억원(8월) →62억원(9월) →113억원(10월) 등 매월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 조치가 취해진 11월에는 중도상환액이 급격히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출시 초기 연 6.7%의 금리로 1억원을 20년간 대출 받은 사람이 기존 상품을 중도 상환하고 현재의 연 5.95% 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을 제하더라도 800만~900만원의 이자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존 고금리 상품을 기초 자산으로 주택저당채권(MBS)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 온 주택금융공사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고객들의 중도 상환에도 불구하고 MBS에 대한 고금리 이자 지급은 꼬박꼬박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공사측은 아직까지는 안전 장치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MBS 발행에 붙은 콜옵션 조항에 따라 모기지론 중도 상환액으로 즉시 MBS를 중도에 사들일 수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5년 만기 MBS를 제외한 7~20년 만기 장기 MBS는 3년 뒤에야 콜옵션 행사가 가능해, 중도 환매가 급증할 경우 감당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옵션으로 모든 위험을 커버하기는 쉽지 않다"며 "향후 금리가 추가 하락할 경우 공사측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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