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3·4분기 엥겔계수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엥겔계수는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의 비중을 가리키는데, 통상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하락하며 반대로 생활형편이 나빠지면 올라간다.1일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3분기 가계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외식비, 주류 포함) 비중은 28.4%로 전분기에 비해 1.2%포인트나 상승하며 2000년 3분기 28.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엥겔계수는 1999년 27.9에서 2000년 27.4, 2001년 26.3, 2002년 26.2로 계속 떨어졌으나 지난해 26.5로 소폭 상승한 뒤 올들어서는 1분기 24.3, 2분기 27.2 등을 기록했다. 외식비를 제외한 식료품비 비중도 3분기에 15.9%로 나타나 2002년 4분기의 16.4%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최근 엥겔계수가 크게 오른 것은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식료품비 지출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통계청 엥겔계수는 도시근로자 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하며 외식비와 주류 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이 매년 발표하는 엥겔계수와는 차이가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식생활의 고급화로 엥겔계수를 소득수준과 직접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라며 "그러나 최근 엥겔계수가 급등한 것은 경기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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