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 무성했던 PC를 통한 동시다발적 답안전송이 충북 청주에서 입시학원장에 의해 실제로 이뤄졌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다행히 경찰에 적발됐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답안을 전송하면 인터넷주소(IP) 확인이 어려운 PC일 경우 추적이 아예 불가능해 경찰의 관련 수사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인터넷 단문메시지 전송(SMS) 방법은 한 PC에서 복수의 휴대폰으로 같은 메시지를 한꺼번에 보낼 수 있는 ‘웹투폰(Web to Phone)’ 방식이 많이 사용된다. 청주에서도 답안을 받은 뒤 웹투폰 방식을 통해 수험생 7명의 휴대폰에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답안을 보내는 선수 역할을 맡은 삼수생 이모(20)씨는 언어영역 시험 중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에 간 뒤 중계 역할을 맡은 학원장 배모(30)씨에게 답안 60개를 휴대폰으로 보냈다. 이들은 대학수학능력 시험 보름 전 공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원은 배씨가 청주 C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6년간 운영해온 체육학과 지원생 중심의 예·체능계 입시학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수사 결과 이번 사건은 한번에 다수의 수험생이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휴대폰으로 받았기 때문에 추적이 가능했다. 경찰은 문자를 수신한 부정행위 가담자 7명의 진술을 토대로 전송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1명의 선수와 1명의 수험생이 SMS 방식으로 답안을 송·수신했을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중계자가 IP추적이 어려운 PC방이나 공공의 장소에 비치된 PC를 사용했다면 적발이 어렵다. 또 송·수신자와 중계자가 서로 계약에 의해 신원을 모르는 상황에서 답안을 주고 받았다면 선수 및 중계자에 대한 수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경찰은 아직도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청주에서 SMS와 관련한 부정행위가 발견됐는데도 "주의 깊게 검토했으나 서울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번 수능 부정행위사건 수사가 이동통신사에서 SMS 사이트로 전면 확대될 가능성은 항상 잠재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