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국내외 경제전문기관의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증시 전망만은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1일 국내 9개 증권사의 내년 증시 전망에 따르면 대다수 증권사가 최저 700포인트에서 최고 1,200포인트 사이에서 종합지수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삼성과 교보증권을 제외한 7개 증권사는 내년 종합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고, 대우와 대신증권은 무려 1,200포인트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삼성과 교보증권도 하한선을 각각 740포인트와 700포인트로 잡아, 지수가 올해 저점보다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증시 재평가로 대세 상승 전환
내년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증권사들은 대체로 국내 기업들의 체질 강화로 저평가 요인이 해소됐고, 저금리 기조 탓에 수급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종합지수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500선까지 내려간다는 통념이 지배적이었으나, 올해는 두어 차례의 급락 장에서 모두 700선이 강한 지지를 받으면서 하락 위험이 크게 줄었다는 인식도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경기 변화에 취약했던 한국 기업들의 이익구조가 안정을 찾고 있는데다 기관과 연기금의 자금 유입에 따른 수급 개선 등으로 국내 증시가 미국형 증시패턴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화증권도 "국내 경제가 성장에서 성숙 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내년엔 종합지수도 역사적 고점(1994년 1,137포인트)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실질 금리가 사상 유례 없는 마이너스 상태를 보임에 따라 내년에는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이점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매년 듣는 덕담" 경계론도
반면 삼성증권은 " ‘한국 증시 장기 박스권 탈출의 해’라는 표현은 해마다 듣는 덕담에 불과하다"면서 "내년 증시에 대해 유난히 기대가 많지만, 국내 증시의 수급구조 개선만으로 재평가가 이뤄지길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중국의 긴축 경기, 약달러 정책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와 내수 부진 등 대내외적 여건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경기 둔화로 상반기에는 조정이 예상되고, 기업실적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는 하반기에야 재상승할 수 있지만 그래도 1,000포인트를 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부정적인 교보증권의 임송학 리서치센터장은 "약달러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막바지에 들어섰다"며 "향후 펀더멘털 부진을 감안한다면 내년 1분기 중 증시 하락폭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연히 증시 회복도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