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증권이 2개월 여 만에 고객자산을 3조원 이상 늘리는 데 성공하는 등 증권업계의 ‘자산 늘리기’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외국 초대형 투자은행이 속속 한국에 진출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단순한 매매중개 위주의 영업을 탈피해 고객의 자산을 종합 관리하는 선진형 투자은행으로 탈바꿈하려는 체질개선의 시도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의 금융자산 중 주식에 투자된 자금은 10월말 현재 22조4,73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7.1%(4조6,355억원) 감소했다. 2001년 말과 비교하면 29.2%나 줄어든 것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 자금은 고객예탁금과 순수주식형 수익증권 잔고, 혼합형 수익증권의 주식부문 잔고 등을 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이 소유한 금융자산에서 주식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월말 현재 5.6%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1990년 말 개인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투자 비중이 11.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3년6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2003년말 5.8%에 비해서는 0.2%포인트가 낮아졌다.
개인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의 증시외면 현상이 점점 심각해지자, 증권업협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주식으로 저축하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증권업계 전체에 국내 투자자 유치를 위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10~11월 ‘자산 증대운동’을 실시해 고객자산이 3조9,104억원 증가(순증)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 채권과 기업어음, 투신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자금을 유치했다"며 "위축된 국내 투자심리에 대한 우려 때문에 캠페인 초기 회사 내부에서도 회의적 시각이 많았지만 목표를 초과 달성해 분위기가 상당히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과 LG투자증권도 연말까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적립식 상품 집중 마케팅과 자산, 수익 증대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대신증권은 ‘서바이벌 2005 자산증대’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증권업계가 단순한 약정경쟁보다는 적립식 펀드나 ELS 등 각종 간접투자상품 자산을 확대하는데 주력하는 것은 선진국형 자산관리 기관으로 발돋움 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임병욱 홍보팀장은 "증권사의 전체 수익 중 매매 약정이 여전히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비용과 수익을 대비해보면 자산수탁관리부문의 수익률이 더 높다"며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단순한 매매 중개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간접투자 상품개발을 통해 초저금리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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